노벨상 한강 소설 유해 도서 지정…국감서 다시 논란

- 국회 교육위 야당 의원들, 경기도교육청 국감서 유해 도서 지정 비판

- 임태희 교육감 "각 학교 도서관운영위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조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기도교육청]

[경기 = 경인방송]

(앵커)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강 작가 도서를 유해 도서로 폐기한 것으로 두고 다시 논란이 일었습니다.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경기도 내 한 고등학교에서 유해 도서로 지정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안은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22일)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유해 도서로 지정된 문제를 일제히 지적했습니다.

[녹취/백승아(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

"경기도교육청이 작년 11월 학교 도서관 유해한 성교육 유해 도서 선정 공문을 내려보내면서 관련 기사를 붙임자료로 보냈습니다. 사실상 해당 공문은 보수 기독교 단체, 국민의힘에서 유해 도서라고 주장하는 책들 찍어내기 하라는 그런 이야기 아닙니까?"

백 의원의 질문에 임태희 교육감은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는데, 아주 깊은 사고 속에서 쓰인 작품"이라면서도 "교육적으로 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읽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유해성 여부는… 저는 저희 아이들이라면 고등학교 졸업하고 읽으라 이렇게 권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을호(비례)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이 시대착오적 도서 검열로 노벨문학상 도서가 폐기 처분되고 열람 제한당하는 21세기 사상 검열 상황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국혁신당 강경숙(비례) 의원은 도서 폐기 목록을 수합한 것이 학교의 자율성을 지키겠다는 말과 모순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녹취/강경숙 의원]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폐기 도서 목록을 이렇게 일일이 다 수합했다는 것이에요. 이것은 뭡니까?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뜻인 거예요?"

이에 대해 임 교육감은 "폐기 도서 목록은 전 국회에서 어느 의원의 요청으로 제출한 자료"라고 했습니다.

또 유해 도서 선정은 "각 학교의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선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딥페이크도 그렇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이 사실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도서관에 그런 책들을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볼 경우에는 적절한 독서 지도도 필요하기 때문에 주의 환기 차원에서 그렇게 보낸 거고."

한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오늘(22일) 성명서를 내고 "다음 세대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영화에도 연령제한이 있듯 도서에도 연령제한이 있어야 한다"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초·중·고교생들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도서이기에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인방송 안은주입니다.

안은주 기자 eunjuan@i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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