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EICMA 2024에 오래간만에 BMW모토라드가 복귀했지만, 부스 규모도 그렇고 공개한 것이라곤 신제품 없이 콘셉트 모델 하나뿐인 것을 보고 ‘등 떠밀려 나온 것 아닌가’하는 추측을 했다. 이것이 단지 추측이길 바랬으나 정말 그랬던 모양인지 EICMA 행사가 끝나고 지난 11월 말 BMW모토라드는 신제품 R 12 S와 F 900 R, F 900 XR 3종을 차례로 공개했다.

 

R 12 S

지난해 기존 R 나인티 시리즈를 R 12 나인티로 이름을 변경한 BMW모토라드는 당시 크루저 스타일의 R 12와 기존 네이키드 스타일의 R 12 나인티로 나눠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과거 레이스에서 활약했던 R 90 S를 오마주한 R 12 S로 스포츠 레트로 모터사이클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BMW는 1973년 900cc의 스포츠 모터사이클 R 90 S를 선보였다. 핸들바에 장착된 비키니 페어링과 ‘덕테일(ducktail)’ 페어링이 더해진 시트 등으로 스포티함을 살린 모델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레이스에 참가, 1976년 맨 섬 TT 양산차 부문 우승, 200마일 오브 데이토나 우승, AMA 슈퍼바이크 챔피언 등 당시 양산차 기반 레이스를 휩쓸며 역사적 모델로 남았다.

이번 R 12 S를 통해 R 90 S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우선 스모크 윈드실드를 더한 콕핏 페어링, 리어 시트 커버, 라바오렌지 메탈릭 페인트 등 과거 모델에 경의를 표하는 요소들이 적용됐다. 여기에 와이어 스포크 방식의 옵션 719 클래식 II 휠, 아노다이징 알루미늄 림이 더해지고 핸들바와 포크 튜브, 엔진 주변의 파츠들을 매트 블랙 색상으로 입혀 색다른 매력을 살렸다. 주행 보조 기능으로는 힐 스타트 컨트롤,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 열선 그립, 크루즈 컨트롤, 어댑티브 코너링 라이트 헤드라이트 프로 등이 더해진다.

 

F 900 R/F 900 XR

BMW 라인업의 허리를 책임지는 F 900 시리즈 중 네이키드인 F 900 R과 온로드 어드벤처 F 900 XR도 신제품이 발표됐다. 두 모델 모두 강화된 유로 5+ 환경규제 시행에 맞춰 엔진을 다듬었는데, 최고출력은 105마력/8,500rpm, 최대토크도 93Nm/6.750rpm으로 상승했다. 이번 신형부터 트랙션 컨트롤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어 안심하고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서스펜션은 43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가 탑재되는데 압축과 신장, 예압 모두를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 휠은 17인치 알루미늄 캐스팅 방식인데, 이전 대비 1.8kg 가벼워 운동성이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정품 액세서리로 선보이는 아크라포빅 스포츠 사일렌서를 적용하면 1.2kg이 추가로 감량되어 총 3kg의 경량화가 이뤄진다.

안전을 위한 트랙션 컨트롤과 함께 ABS 프로도 기본 적용된다. 특히 기존 ABS보다 강화된 성능으로 직선은 물론이고 커브에서의 급제동 또한 안정적으로 멈춰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브레이크 제어 기능도 이번에 새로 추가됐는데, 이는 브레이크 작동 시 의도치 않은 가속을 방지한다고 한다.

F 900 XR은 전면 페어링의 디자인을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어 방풍 성능을 강화해 헬멧 떨림을 줄여 장거리 이동에서의 피로도를 크게 줄이며, 너클 가드를 더해 주행풍이나 날씨로부터 손을 보호하도록 했다. 그리고 주간주행등(DRL)과 함께 어댑티브 헤드라이트가 더해진 헤드라이트 프로가 기본으로 적용되고 이동 중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한 USB-C타입 충전포트와 열선 그립도 추가됐다. F 900 R은 핸들바, 시트, 풋레스트 위치를 조절해 라이딩 포지션을 조금 더 스포티하게 변경했다.

이렇게 2025년 BMW모토라드의 라인업은 약간의 라인업 추가 및 변경 외에는 큰 변화없이 주력 기종인 R 시리즈와 S 시리즈, 중간을 담당하는 F 시리즈, 엔트리 라인업인 G 시리즈, 그리고 스쿠터 C 시리즈와 투어링에 특화된 K 시리즈와 크루저인 R 18 시리즈 정도로 구성되는 모양새다. 이번에 발표한 콘셉트 F 450 GS의 경우 2025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내년 중으로 양산 버전을 공개하고 실제 판매는 2026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