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명동 바자회에서 과자를 팔던 중, 우연히 광고감독에게 발탁되며 연예계에 입문한 소녀. 그녀는 바로 80~90년대를 풍미한 하이틴 스타 김혜선입니다. CF 모델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부터 ‘푸른 교실’, ‘무동이네 집’, ‘행복한 여자’ 등 수많은 작품에서 청순하고 명랑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일본에선 ‘시라카와 쇼코’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드라마, 광고, 사진집까지 출간한 김혜선은 사실상 한류의 선구자였습니다. 연기는 물론이고 단아한 외모와 성숙한 연기력으로 현대극, 사극을 넘나들며 ‘대장금’, ‘동이’, ‘계백’ 등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죠.

하지만 김혜선의 화려한 커리어 이면에는 상상도 못한 시련이 숨어 있었습니다. 1993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정점을 찍었던 그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인생의 내리막길을 마주하게 됩니다. 첫 결혼은 대학 선배와의 결합이었으나, 가사와 일을 병행하다 결국 이혼으로 끝났고, 두 번째 결혼에서는 의료 사업가와 재혼했지만 그 끝은 ‘17억 원 사채 빚’이었습니다.

월 1,600만 원에 달하는 이자에 시달리며, 딸을 위해 감당해야 했던 현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그를 잠식했고, 세 번째 사랑은 자녀 문제로 또다시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김혜선은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파산 신청과 회생 절차를 밟으며, 다시 연기자로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로 한 걸음씩 걸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현역입니다. 2024년 KBS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에서 당당히 컴백했고, 중국 드라마와 영화, 심지어 할리우드 작품 ‘My Girl’s Choice’에도 출연하며 글로벌 무대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죠.

김혜선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화려했던 스타에서, 빚더미 위에 선 이혼녀까지. 그리고 다시 연기자로서의 재기. 김혜선의 인생은 단지 불운만이 아닌, 끝없이 다시 일어서는 인간 승리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