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패동 연씨네 집 파주 주택 ‘서연가’
파주시 서패동의 연씨네 집, 이 집에 주어진 이름 ‘서연가’의 연원이다.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아내와 10년 넘게 가족과 함께해 온 댕댕이 흰눈이를 위해 지은 집이다. ‘서연가’는 파주출판단지와 심학산에 인접한 2층의 단독주택이다. 심학산을 길게 마주하며 앞으로는 볕이 잘 들고, 옆으로는 소하천이 흐르고, 그 건너로는 널찍한 논이 펼쳐지고, 뒤로는 정갈한 파주출판단지의 전경이 받쳐주고 있다.
진행 이화정 기자 | 글 자료 ㈜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 사진 최진보 작가
DATA
위치 경기 파주시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
건축구조
지붕 - 철골조 + 경골 목구조 하이브리드
외벽 - 철근콘크리트조 + 경골 목구조 + 철골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줄기초
대지면적 483㎡(146.36평)
건축면적 96.10㎡(29.12평)
연면적 156.75㎡(47.50평)
1층 62.85㎡(19.05평)
2층 93.9㎡(28.45평)
건폐율 19.9%
용적률 32.45%
설계기간 2021년 5월 ~ 2022년 6월
시공기간 2022년 8월 ~ 2023년 4월
설계 ㈜해담건축 건축사사무소
010-9048-7510 www.headam.biz
시공 직영공사 해담건축CM(안태만)
인테리어 디자인 및 시공 디자인스튜디오 세레모니 김혜성
조경 디자인 및 시공 디자인스튜디오 세레모니 김혜성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AL합금칼라강판
외벽 - 표면커팅 치장벽돌, 반사유리 커튼월
내부마감
천장 - 구조목 노출 및 노출형 합판, 석고보드 위 친환경 수성페인트
내벽 - 석고보드 위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인슐레이션 R37-15 220㎜
외벽 - 비드법보온판2종1호 150㎜ + 내벽 30㎜
기초 - 비드법보온판2종2호 300㎜
창호 공간시스템창호 오길택, AL시스템 두께43 고단열창호
조명 마그넷 트렉
욕실 및 주방 포슬레인 타일
주방가구 제작가구
현관문 알프라임 도어, 미국고재타입
중문 슬림바 타입
방문 제작도어
철물하드웨어 헤펠레
에너지원 가스보일러 및 패시브
2020년 가을부터 2021년 가을까지 여러 가지 논의가 이뤄졌다. 썬큰이 측면의 소하천과 관계되는 썬큰형 집, 안주인의 서재 겸 작업실이 주가 되는 집, 나이 든 흰눈이(댕댕이)가 불편하지 않고 집을 잃어버리지 않을 집, 심학산을 전망할 수 있는 전용 자쿠지와 서재가 주공간이 되는 집, 독립한 첫째보다는 둘째가 조용히 지낼 수 있고 가족 각자의 사생활이 위주가 될 수 있는 집.
이렇게 주제가 나눠질 수 있는 공간이 안배가 되는 집들을 1년 동안 검토했다. 그래서 1층에는 안주인이 바느질 등의 취미활동을 할 수 있으면서 대청처럼 쓸 수 있는 서재를 배치하고, 2층은 심학산 방향으로 길게 배치하되 둘째의 방과 안방 공간이 적당히 분리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정했다.
그리고 이 집의 주제 공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자쿠지는 2층에 배치돼 구조, 공간적 누하진입樓下進入의 근거가 됐다. 심학산을 바라보면서 몸을 담그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전용 자쿠지는 바깥주인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처마와 툇마루에 대한 건축언어, 그리고 하이브리드 구조와 공간들
의뢰인의 디자인에 대한 요청은 개성은 있되, 담백하면서도 ‘집’같은 단독주택이었다. 그래서 1층 거실에 내외부의 한옥의 공간적, 구조부재적 특징을 반영해 보기로 했다. 마침 우리들은 몇 년 동안 한옥의 구조부재와 의장적 요소들을 응용하는 주택을 계속 시도해 오고 있었다.
그래서 대들보와 처마, 툇마루와 기단부의 단차 등을 연구 해석해 응용한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다. 이 집의 거실은 내외부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부유하는 공간으로 읽히길 바랐다. 구조부재들이 실내의 의장을 형성하고, 조명의 디테일을 담게 되고, 현대적인 시스템창호는 내외부 공간의 기능과 전경에 대한 거울이 되었다.
주택을 실행할 때 한옥의 툇마루와 처마에 대한 건축언어들을 적용했다. ‘서연가’에서의 처마는 1층 거실과 정원, 2층 자쿠지, 외부에서 장면적 독창성, 심학산을 향한 애정의 표현 등으로 사용되었다. 현관 툇마루는 직접 시공하면서 좀 더 다듬어 나갔다.
외부의 견출형 콘크리트 담장과 연계된 정원의 긴 외부 툇마루는 원형의 장독대 받침과 거실의 전경창과 연계되었다. 마당의 원형 장독대 받침은 식재와 장면의 균형을 잡는 출발점이 되었다. 현관 쪽의 실내 툇마루는 대청 서재와 거실, 2층과의 공간 분리, 수평수직 단차가 있으면서도 프로그램을 연결해주고, 그 높이만큼 한옥의 시지각성을 부여했다.
바닥의 재료는 외벽, 바닥 포장과 같은 벽돌을 사용해서 재질의 연속성과 질감의 일치를 시도했다. 도로변에서 출입하는 솟을문, 안마당과 연결되는 현관문, 그리고 현관 툇마루는 수직적 수평적 층위를 형성해 주면서 누하진입 공간도 만들어냈다.
주택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길게 뻗은 2개 층의 구조물은 철근콘크리트로 구성하고, 한옥과 같은 주제 공간을 담당하는 1층의 T자형 구조물은 경골 목조주택을 기본구조로 구성했다. 현대적인 주택과 한옥형 공간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주택인 셈이다. 재료와 구조적 부재, 공간을 분리하면서도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해 단독주택의 단조로움을 개선해보려 했다.
건축가가 직접 시공하는 집
직접 시공과 설계를 같이해 온 집이 ‘서연가’까지 모두 여섯 채이다. 서연가의 경우는 경골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가 만나는 부위의 방수, 구조부재의 기술적 고정, 마감재의 결합 부위 해결을 위한 현장 시공의 어려움이 많았다. 에어컨 실외기 담장, 거실 앞의 격자형 경골목재 담장, 대문의 동글동글 갈아내서 녹슬게 하기 패턴 등 소소한 디테일은 시공 현장에서의 애정이 만들어낸 결과다.
단열재의 열선 커팅 작업, 창틀의 이중 방수, 금속지붕의 디테일 재조정, 벽돌을 커팅해 표면 디테일 재조정 등의 부분들은 비용 대비 좀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한 노력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을 실현하려는 것과 비용과 디자인 구현 사이의 괴리는 메꾸기가 쉽지 않았다. 현장에서 장비를 잡아가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한계가 있지만 그 ‘실행’을 추진해 나가면서 만들어지는 경험치는 또 다른 결과와 반향을 위한 한걸음이다.
<우리가 집을 짓는 10가지 이유>의 저자 로완 무어의 말처럼 형식은 돈의 뒤를 따르는 것이 맞다. 크게 반박은 못하겠다. 그러나 적절한 정성은 그 말과 결과를 조금은 바꿔줄 수 있는 것 같다. 그 조금의 변화를 위해 ‘실행’하면서 나아갈 뿐 미사여구는 필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