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안전지대 아닌 한반도 땅속 비밀 푼다

문세영 기자 2024. 9.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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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화산활동과 단층운동을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팀이 2020~2024년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한 다학제적 조사를 수행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저널' 특별호(10월호)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등과 같이 판과 판이 충돌하는 '섭입대'와 달리 판내부는 지각변형 속도가 느려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은 활성지구조 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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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다학제 연구논문 10편 발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팀이 국외연구진과 함께 몽골 모고드단층의 지진정보 획득을 위한 굴착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질연 제공.

한국형 화산활동과 단층운동을 예측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지질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판내부 활성지구조 특성을 규명한 결과다. 활성지구조는 지구 표면에 만들어지는 힘인 응력과 그로 인한 결과물인 지각변형을 의미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활성지구조연구센터 연구팀이 2020~2024년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대한 다학제적 조사를 수행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저널’ 특별호(10월호)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지진, 화산 등 지질재해는 예측이 어렵고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경주 지진을 시작으로 리히터규모 4 이상의 중규모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 등 잠재적 분화 가능성이 있는 화산이 있다.

지질재해에 대한 국민 불안이 존재하는 만큼 연구팀은 지질재해에 선제적으로 대비·대응하기 위한 판내부 활성지구조 특성 규명에 나섰다. 유라시아판 동편 가장자리에 위치한 한반도는 유라시아판-태평양판 경계부로부터 500km 이상 떨어져 있어 ‘판내부’에 해당한다.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등과 같이 판과 판이 충돌하는 ‘섭입대’와 달리 판내부는 지각변형 속도가 느려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은 활성지구조 특성을 갖는다. 

판내부 지진 및 화산 활동에 대비하려면 판내부 특성에 적합한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판내부 지진환경에서 지진재해 평가를 위한 핵심요소인 단층모델 평가기술을 제시하고 이를 한반도 남동부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에 적용했다.

그동안 판경계부에서의 단층모델 평가기술 연구는 있었지만 판내부에서는 없었다. 연구팀은 양산단층 전 구간의 지질, 지형, 지진 자료를 종합한 한국형 단층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수월봉 화산쇄설물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화산유리의 미세조직을 전자탐침미세분석기(EPMA)로 촬영한 모습. (왼쪽부터) 기공이 많은 화산유리, 기공이 없는 화산유리, 기공이 많으면서 가장자리가 변질된 화산유리. 지질연 제공.

이번 특별호에는 총 10편의 지질연 연구팀 논문이 실렸다. 화산연구단은 1만7000년 전에 화산분화로 형성된 화산체인 제주도 수월봉 하산의 마그마배관시스템 특성을 발표했다. 마그마배관시스템은 화산체 하부에서 일어나는 마그마 생성, 이동, 저장, 분출 시스템을 총칭하는 용어다. 

연구팀은 수월봉 화산 마그마에서 생긴 화산유리의 미세조직을 관찰하고 특성을 분석해 화산체 하부의 마그마배관시스템을 복원했다. 마그마가 급격하게 냉각돼 만들어진 비정질 덩어리인 화산유리의 미세구조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세계 화산학계가 주목할 새로운 연구 기법이란 평가를 받았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은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한반도의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을 최신 기법과 다학제적 연구를 융합·적용해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단층·화산 분야의 꾸준한 기술개발과 국내외 연구협력으로 한반도 지질재해 대비·대응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link.springer.com/journal/12303/volumes-and-issues/28-5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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