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물 반찬이라고 하면 시금치나 콩나물부터 떠올리기 쉬워요. 그런데 봄철 시장이나 식당에서 흔히 만나는 고춧잎도 영양 면에서는 꽤 눈여겨볼 만한 나물입니다.
고춧잎은 고추 열매가 아니라 고추의 어린 잎과 줄기를 따서 먹는 채소예요. 살짝 데쳐 무치거나 말렸다가 겨울에 나물로 먹는데,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밥반찬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특히 고춧잎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칼슘 같은 영양소가 들어 있고 식이섬유도 함께 섭취할 수 있어요. 다만 제목에서 말하는 ‘시금치의 35배’ 같은 수치는 품종과 생것·말린 것, 비교하는 영양소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인 수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숫자보다 고춧잎이 진한 녹색 잎채소답게 혈관 건강에 유리한 성분을 여러 가지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고춧잎의 베타카로틴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관여해요
고춧잎의 짙은 초록색에는 베타카로틴 같은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어요. 베타카로틴은 몸속에서 필요한 만큼 비타민A로 전환되고, 동시에 항산화 작용에도 관여합니다.
혈관 건강에서 항산화 성분이 중요한 이유는 LDL 콜레스테롤 자체보다도 산화된 LDL이 혈관 벽에 더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식물성 항산화 성분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단은 이런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고춧잎 한 접시를 먹는다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고기와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에 이런 녹색 나물을 자주 곁들이면 식단 전체의 균형이 달라져요.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관리에 빼놓을 수 없어요
고춧잎처럼 잎과 줄기를 함께 먹는 나물은 자연스럽게 식이섬유를 섭취하게 해줘요.
식이섬유 가운데 일부는 장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배출되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담즙산은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유리한 식사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또 나물은 밥이나 고기만 먹을 때보다 씹는 횟수를 늘려줘요. 식사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포만감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을 줄이는 데도 유리합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걱정된다면 특정 건강식품 하나를 챙기기보다 고춧잎처럼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나물을 매 끼니 조금씩 곁들이는 방식이 현실적이에요.

칼륨은 나트륨이 많은 식단의 균형을 잡아줘요
혈액순환을 생각할 때 콜레스테롤만큼 중요한 게 혈압이에요. 혈압이 계속 높으면 혈관 벽에 부담이 커지고 혈관 건강도 나빠지기 쉽습니다.
고춧잎을 비롯한 녹색 채소에는 칼륨이 들어 있어요. 칼륨은 몸속 나트륨 배출과 체액 균형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기 때문에 짠 음식을 자주 먹는 식생활에서는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고춧잎을 어떻게 무치느냐예요. 몸에 좋은 나물이라고 해도 간장과 소금을 많이 넣어 짜게 만들면 나트륨 섭취량이 함께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혈관 건강을 위해 먹는다면 싱겁게 무치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향을 낼 정도로 소량만 사용하는 편이 좋아요.

비타민C도 혈관을 구성하는 조직에 필요해요
고춧잎에는 비타민C도 들어 있습니다.
비타민C는 대표적인 항산화 영양소이면서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성분이에요. 콜라겐이라고 하면 피부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혈관 벽을 포함한 여러 결합조직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도 필요합니다.
다만 비타민C는 열과 물에 비교적 약해 오랫동안 삶으면 손실이 커질 수 있어요. 고춧잎을 나물로 먹을 때는 푹 삶기보다 끓는 물에 짧게 데친 뒤 빠르게 식혀 무치는 편이 낫습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식감도 흐물흐물해지고 수용성 영양소 손실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숨만 죽이는 정도가 좋아요.

말린 고춧잎은 영양이 농축되지만 양을 봐야 해요
고춧잎은 제철에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어 먹는 경우도 많아요.
채소를 말리면 수분이 빠지면서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일부 영양소가 더 농축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고춧잎과 말린 고춧잎의 영양성분표를 단순히 비교하면 상당히 큰 차이가 나타나기도 해요.
이런 차이 때문에 인터넷에서 ‘시금치보다 몇십 배 많다’는 식의 숫자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생채소와 건조채소를 같은 무게로 비교하면 과장된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실제로 먹는 양까지 고려하면 숫자 하나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고춧잎을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채소와 함께 자주 먹는 것이에요.

기름을 아주 조금 곁들이면 베타카로틴 흡수에 유리해요
고춧잎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지용성 성분이에요. 물보다 지방과 함께 먹었을 때 몸에서 이용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데친 고춧잎을 무칠 때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아주 조금 넣는 방식은 맛뿐 아니라 베타카로틴 섭취 면에서도 잘 맞아요.
다만 나물 한 접시에 기름을 여러 숟가락 넣을 필요는 없어요. 고소한 맛을 내겠다고 기름을 많이 사용하면 열량이 빠르게 올라갑니다.
들기름이나 참기름은 한두 방울이 아니라 적당량을 넣되, 나물 전체에 향이 살짝 돌 정도로만 사용하는 게 좋아요. 깨를 조금 넣어 고소함을 더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고춧잎은 이렇게 드세요
고춧잎은 특별한 보약처럼 챙기기보다 평소 나물 반찬으로 자주 먹는 게 가장 편해요.
• 생고춧잎은 끓는 물에 짧게 데쳐 먹기
• 너무 오래 삶지 않고 식감을 살리기
• 간장과 소금은 적게 넣어 싱겁게 무치기
•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소량만 곁들이기
• 밥과 고기만 먹을 때 나물 반찬으로 함께 먹기
• 말린 고춧잎은 충분히 불린 뒤 부드럽게 조리하기
•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해서는 다른 채소와 함께 꾸준히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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