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거품 소변, 얼굴·발 붓는다면?...‘콩팥 건강’ 챙기는 설 식사법

최지현 기자 2026. 2. 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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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 설 명절 음식은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국물류와 양념육, 전 등은 섭취를 자제하고 나물류와 찐 생선, 무염떡 등을 추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화장실에서 물을 내려도 사라지지 않는 끈적한 소변 거품은 콩팥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우리 몸의 정수기 필터 역할을 하는 콩팥은 필요한 영양소는 남기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여과 기능이 손상되면, 신체를 구성하는 필수 성분인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 나가는 ‘단백뇨’가 발생한다. 단백뇨는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돼 일상을 위협한다. 콩팥은 미세 혈관의 집합체로, 이곳에서 단백질이 새어 나온다는 것은 콩팥 자체의 손상은 물론, 전신 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다.

거품뇨·부종 있다면 ‘단백뇨’ 의심...그 원인은?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상태로, 성인 기준 하루 배출량이 150mg 이상일 때 진단한다. 가장 대표적인 신호는 소변에 생기는 '거품'이다. 단백질 농도가 높아지면 거품이 평소보다 많이 생기고, 물을 내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질환이 진행되면 증상은 전신으로 확대된다. 콩팥이 체내 수분과 염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단백질이 과도하게 빠져나가 혈중 농도가 낮아지면 얼굴이나 다리(발목과 종아리)가 붓는 부종이 발생하며, 전반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피로감이나 식욕 감소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부종이 하루 종일 지속되면서 혈압 상승이 함께 동반된다면 콩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단백뇨는 콩팥 기능의 저하 탓이다. 우선, 혈액을 걸러내는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염증으로 콩팥의 여과망이 손상되면서 단백질이나 혈액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세균에 감염돼 발생하지만, 대사 장애, 혈류역학적 손상, 독성 물질, 유전 등도 원인일 수 있다. 반면, 아직 콩팥 자체에 질환이 없더라도 전신질환의 합병증으로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인해 콩팥의 미세 혈관이 서서히 손상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심부전 같은 심혈관 질환 역시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과 내부 압력에 변화를 일으켜, 콩팥 조직이 단백질을 배출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단백뇨와 함께 혈뇨, 소변량 감소, 야간뇨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 검진 등 콩팥병 확인이 필요하다. 콩팥 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소변 검사에선 비교적 이른 시기에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균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운동이나 고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지만, 거품뇨와 부종이 지속된다면 콩팥 여과 기능이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혈압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콩팥병?

고혈압 역시 콩팥병을 유발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진료실에서 단순히 고혈압으로만 알고 지내던 중년 이상의 환자에게서 이미 콩팥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마주하게 된다. 고혈압과 콩팥 질환은 서로 깊이 연결돼 있다. 콩팥은 혈액을 걸러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하며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장기다.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콩팥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콩팥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반대로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 염분과 수분 조절이 어려워져 혈압이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때문에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콩팥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윤혜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혈압약을 2~3가지 이상 복용하고 있음에도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다면 단순한 본태성 고혈압이 아니라 콩팥 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콩팥은 상당 부분 손상될 때까지도 뚜렷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에 2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요단백 검사와 콩팥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혈액 내 크레아티닌 수치 측정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을 땐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즉시 신장내과를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콩팥건강을 지키는 설 명절 음식 양념으론 국간장, 소금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 등을 추천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콩팥건강’ 챙기는 설 명절 식사법

콩팥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 설 명절 음식은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양이 많은 데다 고기, 생선, 전, 만두 등 단백질 식품이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질소 노폐물은 콩팥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게 되면 콩팥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요독증 등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만성 콩팥병으로 투석을 시행하는 환자는 투석치료 중 중 단백질이 함께 손실되기 때문에 영양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국물·양념이 많은 명절 음식은 나트륨·수분·칼륨 등의 섭취량이 과도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나 콩팥병 환자라면 국물은 되도록 섭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선 소금을 거의 첨가하지 않을 정도록 저염식을 실천하는 게 좋다. 재료 내 자연적으로 포함된 나트륨과 칼륨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형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부산 범일연세내과 원장)는 콩팥건강을 지키면서 명절 기분을 낼 수 있는 설 연휴 식사법을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채널 영상(https://youtu.be/kEOnhnElg3o)에서 조언했다. 이동형 원장은 “나물류와 갈치, 조기, 도미 등의 찐 생선, 염분이나 설탕을 넣지 않고 만든 백설기나 가래떡 등의 무염떡 등을 추천한다”면서 “설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과식을 자제하고 너무 단 음식, 짠 음식, 간이 너무 심한 음식도 피하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한신장학회가 조언하는 설날 식사법

① 젓가락만 사용하는 '건더기' 식사!

-떡국이나 갈비탕 국물은 나트륨 폭탄이기에, 국물은 과감히 포기하고 건더기만 먹는다.

② 짠맛 대신 고소한 맛

-국간장, 소금 대신 참기름과 들기름으로 양념을 해 풍미는 살리고 나트륨 섭취량은 낮춘다.

③ 가공육류, 전, 젓갈류 주의

-가공식품 중에서도 햄, 소세지, 양념갈비 등 가공육류에는 보존료 성분과 염분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세지 1개(50g)의 나트륨 함유량은 1g 이상이라 소세지 두세 개만 섭취해도 이미 하루 나트륨 권장량을 넘기게 된다. 전 종류도 소금이나 간장 양념을 많이 사용하고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되도록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소금으로 절이는 젓갈류 역시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다. 오징어젓 두 스푼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넘기게 된다.

④ 칼륨은 '물'로 다스리기!

-4단계 이상 콩팥병 환자라면 채소와 나물은 생으로 섭취하지 말고 30분간 물에 담그거나 데쳐서 섭취한다.

⑤ 한과나 약과, 꿀떡 등 달콤한 유혹은 잠시 안녕!

-당뇨와 콩팥병을 함께 투병하는 경우가 많아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는 설탕과 꿀 함유가 많은 달달한 음식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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