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된 FA들

사진 제공 =OSEN

국민 타자의 놀라운 안목

지난 10월이다. 뉴스 하나가 눈길을 끈다. 부동산 플랫폼 밸류맵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 내용이다.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인 이승엽(49)이 소유한 빌딩이 있다. 주소지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의 대로변에 자리했다. 지상 10층짜리 건물이다. 지하는 3층으로 이뤄졌다.

준공 연도는 1991년이다. 대지면적 1489㎡(450.42평), 연면적 9881㎡(2989.14평)으로 지어졌다. 엘리베이터가 5대 갖춰진 곳이다.

매입 시기는 2009년 7월로 나타난다.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절이다. 지바 롯데 마린즈(2004~2005년)를 거쳐, 요미우리 자이언츠(2006~2010년)에서 뛸 때다. 4년간 총액 30억 엔의 대우를 받았다. 그때 환율로 약 240억 원 정도였다.

놀라운 부분이 있다. 시세 차익이다. 살 때는 293억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밸류맵은 현재(10월 보도 시점) 시세를 1167억 원으로 추산했다. 16년 만에 3배가량이 올랐다는 얘기다. 투자 수익을 따지면 874억 원이다.

매입 당시 채권 최고액은 116억으로 전해진다. 현금은 193억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대출금은 6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다.

탁월한 안목이다. 그의 자금력이면 서울 강남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런데 성수동을 택했다. 당시만 해도 지금과는 달랐다.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미래에 대한 대단한 식견이다.

위치도 좋다. 2호선 뚝섬역과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에서 가깝다. 걸어서도 가능하고, 차량으로는 2~4분 거리라고 한다.

작년 6월에는 가치가 707억 원이라는 평가를 받은 물건이다. 1년 4개월 만에 400억 원이 더 뛰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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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의 경우

코리안 특급도 만만치 않다. 박찬호(52)는 강남 신사동에 빌딩을 보유했다.

지난 6월 경제전문지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종합하면 이런 내용이다.

2003년에 신축 건물을 매입했다. 신사동 도산대로변에 위치한 물건이다. 대지면적 약 687.6㎡(208평)에 지하 4층~지상 13층 규모다.

이곳 역시 교통의 요지에 입지 했다. 서울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교차하는 신사역에 인접했다. 을지병원사거리 코너 인근에 자리해, 접근성이 뛰어나다. 앞으로 위례신사선이 인근에 개통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다저스에서 FA로 나와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긴 것이 2002년이다. 5년간 총액 7100만 달러의 조건이다. 옵션을 제외하고 보장된 액수만 6500만 달러였다. 당시 환율로 약 845억 원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추기 투자금을 70억 원 정도로 추정한다. 박찬호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법인 명의로 계약한 것으로 보인다. 전액 현금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토지매입가 수준으로 사들여, 2년 동안 지금의 건물로 신축했다. 보도 시점인 2025년 6월 기준으로 평가액은 800억 원으로 나타난다.

기사 중에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 인용됐다.

“같은 블록 내 신사역 8번 출구 앞 대로변 건물이 2021년과 2023년에 각각 평당 4억 2000만 원, 5억 5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건물 연식과 입지요건, 건물 규모 등에 가중치를 두고 박찬호 소유 건물의 평 단가는 3억 8500만 원으로 예상한다.” (2025년 6월 9일, 조선일보)

이 건물 1층에는 수입차 전시장이 들어섰다. 그 외에도 각종 사무 공간으로 임대된다. 매달 1억 원이 넘는 임대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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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김재환, 채은성도…

박찬호, 이승엽만이 아니다. 주로 국내에서 활동한 선수들도 ‘(건물)주님’의 반열에 올랐다.

김현수(37)가 대표적이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 빌딩 2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입 시기는 2020년 1월이다. LG 트윈스로 FA 이적한 2년 후다. 4년간 90억 원의 규모였다. 계약금으로만 50억 원이 입금됐다. 연봉은 10억 원씩(총 40억 원) 받는 조건이다. (2년간 25억 원의 추가 옵션은 실행되지 않았다.)

이 돈이 초기 자금이 된 것으로 보인다. 건물 2개를 사들였다. 1990년에 준공된 4층짜리는 68억 원, 1991년에 세워진 2층 근린생활시설은 45억 원이 들어갔다. 총투자액은 113억 원이다.

매입 후 3년 간 명도 절차를 거친다. 임차인 퇴거 과정이다. 그리고 2024년 초에 공사를 시작한다. 기존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새 빌딩을 짓는 작업이다. 지하 2층~지상 14층, 연면적 3319㎡(약 1004평) 규모의 새 빌딩이 들어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전망은 ‘맑음’이다. 인근 역세권 일반상업지역이 평당 2억 2000만 원에 거래된다. 그걸 고려하면 ‘김현수 빌딩’의 전체 가치는 약 40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세차익은 약 167억~170억 원으로 계산된다.

또 있다. 매체 ‘디지털데일리’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김재환(37·SSG 랜더스)과 채은성(35·한화 이글스)이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역삼동의 대지 91평, 연면적 179평 다가구 주택을 사들인 것이다.

시기는 2023년 6월이다. 김재환이 두산과 4년 FA 계약을 맺은 2년 뒤, 채은성이 한화로 이적한 첫 해다. 각각 115억 원, 90억 원씩의 규모였다.

매입 금액은 115억 원이다. 공동 명의로 했다. 이후 신축에 들어갔다.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344평 규모의 교육연구시설(학원) 및 근린 생활시설(소매점) 건물로 최근 완공했다. 건물 준공식 사진이 SNS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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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의 경우

스즈키 이치로(52)는 조금 다르다.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최초의 아시아 선수 말이다.

그에게 재테크라는 개념이 있을까. 아닌 것 같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이다.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하는 (일본) 프로야구 신인 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6000만~1억 5000만 엔(약 5억 3000만~13억 원) 가량 된다. 보통은 그 돈을 저금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그 돈을 어디에 쓸지 잘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경우를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일본에서 마지막 해에 받은 연봉이 5억 3000만 엔(약 47억 원)이었다. 당시 NPB에서 가장 높았다. 아마 오릭스에서 9년간 받은 것을 합하면 20억 엔(약 175억 원) 정도 될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얘기를 꺼낸다.

“그런데 미국으로 진출할 때는 저축액이 제로였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전혀 아끼지 않았다.”

170억 원이 넘는 돈이다. 아마 작은 야구장을 하나를 지을 수도 있는 거액이다. 그걸 모두 다 썼다는 얘기다. 어디에, 어떤 용도로 썼는지. 자세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한 가지 예는 있다. 신인 시절의 일화다. 첫 해 연봉이 800만 엔(약 7100만 원)이었다. 그런데 한 병에 3000엔(약 2만 7000원) 짜리 건강 음료를 매일 마셨다. 수입의 1/8인 100만 엔을 썼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치로가 늘 진실만을 말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소의 과장도 섞였을지 모른다. 그래도 ‘야구에 올인’ 하는 신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또 한 번의 ‘물론’이 필요하다.

물론 프로 선수는 엄연한 직업이다. 가족이 있는 생활인이다. 부동산 투자가 갸웃거릴 일도 아니다. 다만, 각자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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