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공급망 확보"
비(非)중국 기업 중 최초 대규모 계약...삼성SDI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에 투입
엘앤에프가 삼성SDI에 내년부터 3년간 1조6000억원어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를 공급한다.
이번 공급계약은 중국 소재기업을 제외한 기업 중 세계 최대다. 관련 업계에는 최근 미국 정부가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등을 통해 원산지 규제를 강화하자,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탈중국 흐름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엘앤에프는 삼성SDI에 LFP 배터리용 양극재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내년부터 3년간 삼성SDI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 약 1조6000억원어치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서에는 이후 3년간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의 옵션도 추가됐다.
엘앤에프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북미 LFP ESS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소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생긴 공백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엘앤에프는 이를 위해 지난해 연간 6만t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라인 건설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외 기업 중 최초로 대규모 LFP 양극재 생산시설 구축 작업이다. 1단계인 3만t 생산시설은 내달 준공 예정이며, 시험가동 및 고객사 테스트를 거쳐 이르며 올해 3분기부터 양산라인을 가동하게 된다.
류승헌 엘앤에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 배터리 업체 뿐만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ESS 업체들과도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사별 물량 배정과 추가 라인 증설 등 전략적 성장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엘앤에프를 통해 공급받은 양극재로 생산한 배터리로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이미 미국의 대형 에너지 관련 개발·운영업체와 2조원대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수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설립한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글로벌 5위인 유럽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SPE를 설립한 바 있다. 설립 당시의 지분 비율은 삼성SDI 51%, 스텔란티스 49%다.
SPE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기존의 하이니켈 삼원계(NCA) 배터리 이 외에 LFP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전기차 캐즘(Chasm)이 장기화하면서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빠르게 수요가 증가하는 ESS용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삼성SDI는 엘앤에프와의 LFP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을 계기로 북미 ESS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시장의 탈중국화 상황에 따라 국내 업체와 LFP배터리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