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카프리썬에 종이 빨대가 도입된 이후에 올라온 실패 인증샷들인데 일단 빨대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맥없이 구부러지거나 겨우 빨대를 꽂는데 성공해도 먹다보면 이상한 종이맛이 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종이빨대 실패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카프리썬. 그런데, 최근 카프리썬이 종이빨대를 손절하고 다시 플라스틱으로 돌아왔다 응? 유튜브 댓글로 “카프리썬이 다시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왔던데 취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주변 편의점에 가보니, 카프리썬에 붙어 있던 흰색 종이 빨대가 다시 주황색 플라스틱 빨대로 바뀌어 있었다. 물론 아직은 종이 빨대가 붙어있는 카프리썬도 몇 개 남아있는 걸 보니, 농심 측에서 종이 빨대를 전량 회수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2023년 2월 종이 빨대 도입 후, 소비자들의 불만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국에서 카프리썬은 농심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종이빨대에 대한 민원 접수만 월평균 100건 이상씩 쏟아졌다고 한다.

카프리썬의 구부러진 빨대가 온라인에 도배됐던 걸 생각해보면 고작 100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단순히 100명만의 의견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게, 고객센터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남긴 소비자가 100명인 거면, 귀찮아서 접수하지 않은 소비자는 훨씬 많다고 봐야할거다.

그렇다고 해서 카프리썬이 바로 플라스틱 빨대 전환을 결심한 건 아니었다. 일단 정부에서 종이빨대 안쓰면 과태료 최대 300만원을 때리겠다고 한 정책을 1년동안 유예기간을 주고 지켜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 시한이 끝나지 않은 탓이 컸다.

그러다가 작년 11월에 플라스틱 빨대를 써도 된다고 정책을 확 바꿔서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농심은 그동안 했던게 아까웠는지 처음엔 종이빨대 품질을 개선해보자고 해서 빨대를 더 날카롭게 깎으면 되지 않을까? 더 단단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머리를 싸맸다고 한다.

[농심 관계자]
“저희가 2023년 7월에는 종이 빨대 절단면의 각도를 조정했고요. 11월에는 표면 처리를 좀 바꿔서 빨대의 강도를 보완하는 조치를 취했었습니다.”

그래도 종이빨대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직접 실험해보니, 개선된 종이 빨대로 비닐 포장지를 뚫을 수는 있었지만 음료에 닿자마자 빨대는 금방 눅눅해졌고, 다시 구멍에 넣으려 하자 이곳저곳 쉽게 구겨졌다. 묘한 종이 향은 여전히 문제였다. 두 차례의 품질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불편을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던 거다.

[농심 관계자]
“품질을 개선하려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불편하니까 다시 바꿔달라라는 요청을 저희 쪽에 굉장히 많이 보내주셨고요.”

더 큰 문제는, 소비자 불만이 실질적인 매출에도 큰 타격을 줬다는 거다. 농심은 도저히 못버티게 되면서 올해 11월부터 플라스틱 빨대로 복귀했다.

[농심 관계자]
“또 이게 실제로 저희 카프리썬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어요. / 매년 한 900만 박스 정도가 판매가 되는 제품이었는데 2023년에 저희가 2월 달에 종이 빨대로 바꾸고 나서 2023년에 13%가 감소했고요. 그리고 올해 3분기까지는 거기서 추가로 또 16%가 감소를 했어요.”

정부 정책도 달라지면서 종이빨대를 안쓰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018년 처음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던 스타벅스조차도 최근에는 빨대 없는 컵 뚜껑을 도입해 빨대 사용량 자체를 줄이려고 하고 있으며, 맥도날드도 종이빨대를 도입하기보다 빨대 없는 컵 뚜껑을 채택했다.

매일유업은 식감을 고려해 곡물음료 어메이징 오트에만 종이 빨대를 적용하고, 더 이상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카프리썬에 여전히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처럼 플라스틱 빨대 복귀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에서는 “카프리썬에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빨대를 되돌려달라”는 청원에 16만 명 이상이 동의할 정도.

카프리썬의 플라스틱 빨대 복귀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드디어 정상화됐다”, “내가 알던 카프리썬이 돌아왔다”는 반응들이 많은데 빨대가 생명인 카프리썬에 잃어버린 21개월과도 같았던 플라스틱 빨대로의 복귀는 준비없는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