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킬러’ 벤자민 상대 3점포, ‘복덩이’ 오스틴 작년 이어 올해도 때렸다…LG, PO 눈앞
LG가 ‘천적’으로 군림하던 KT 벤자민을 넘고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향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 킬러’ 벤자민을 무너뜨린 주인공은 외국인 타자 오스틴이었다.
LG는 8일 수원 KT위크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오스틴의 결승 3점포와 손주영의 5와 3분의1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6-5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간 LG는 정규시즌 2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PO 진출이 유력해졌다. 역대 5전 3승제로 열린 준PO에서 첫 두 경기 결과가 1승 1패였던 적은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은 한 번의 예외도 없이 PO에 진출했다.
양팀이 맞붙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의 데자뷔를 보는 듯했다. 작년에도 1승 1패로 팽팽하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T는 벤자민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벤자민은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LG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며 가장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바로 그 벤자민을 두들긴 건 바로 오스틴이었다. 오스틴은 0-0 동점이던 3회초 호투하던 벤자민을 상대로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벤자민은 결국 5이닝 7피안타 4실점의 부진을 보였고, LG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1년 만에 준PO에서 치러진 ‘리턴매치’에서 작년의 기억이 그대로 소환됐다. LG는 벤자민의 호투와 KT의 집중력있는 타격에 밀려 4회에까지 2-3으로 뒤졌다. 하지만 LG에는 올시즌 정규시즌 타점왕에 오른 오스틴이 있었다.
문성주의 볼넷과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벤자민의 초구 몸쪽 컷 패스트볼(시속 141km)을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3점포를 작렬시켰다. 오스틴은 7회에는 3루수 옆 내야안타, 9회에는 깨끗한 우전 안타를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반면 올해 정규시즌에서도 LG를 상대로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93로 강했던 벤자민은 이날도 5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6안타를 내주고 5실점(4자책)한 뒤 6회부터 김민수와 교체됐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홈런과 점수를 내준 벤자민은 패전 투수의 멍에도 안았다.
투수진에서는 올해 9승(10패)을 올리며 LG의 선발 한 축을 맡은 왼손 투수 손주영의 깜짝 호투가 빛났다.
2와 3분의 2이닝 투구 후 물러난 선발 투수 최원태의 뒤를 3회 2사 1, 2루에서 등판한 손주영은 8회까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했던 손주영은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팀에 소중한 승리를 안겼다.
염경엽 LG 감독은 “손주영이 최고의 활약을 했다. 롱맨으로서 완벽한 역할을 해냈다”며 “9회까지도 생각을 했지만 8회부터 공의 회전수가 떨어지는 게 보여 유영찬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쉽게 갈 뻔했던 경기는 9회말 등판한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다시 미궁에 빠졌다. 6-3 3점차스코어에 등판한 유영찬은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1사후 배정대에게 2점 홈런을 맞아 5-6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LG는 어쩔 수 없이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를 등판시켜 남은 두 타자를 상대하게 했다. 준 PO 1, 2차전에 등판했던 에르난데스는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한 점차 승리를 지켰다. 경기 전 “에르난데스가 오늘 등판하지 않을 확률이 99%”라고 말했던 염 감독은 “9회 등판한 영찬이의 느낌이 불안해서 바로 준비를 시켰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바로 쓰게 됐다. 4차전에도 이기는 상황에선 무조건 나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팀의 준PO 4차전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LG는 엔스, KT는 쿠에바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수원=이헌재 uni@donga.com 임보미 기자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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