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이 올해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신청까지 받으며 '조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카드 업계 1위를 내준 뒤 실행한 고육책으로 풀이되며, 하반기 경쟁력 상승의 요인이 될 지 주목된다.
19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날부터 1968~1979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한카드는 기본 퇴직금 외에 월평균 임금의 24~30개월분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신한카드가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당시 62명이 회사를 떠났는데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였다. 일반적으로 희망퇴직은 일회성 비용 증가로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박 사장이 이번 희망퇴직을 단행한 건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카드는 앞서 대규모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81팀을 58부 체제로 재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팀장급 자리는 약 28% 감소했다. 조직개편은 팀별 핵심 기능을 부(部) 중심으로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신한카드가 '페이먼트 연구개발(R&D)팀'과 '영업기획팀'을 합쳐 '영업기획부'를 출범한 것이다. 이는 페이먼트 분야에서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올 하반기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유력하다는 점 역시 통폐합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 이용약관을 승인했다. 서비스 출시까지 남은 절차는 보안성 심의와 필드테스트뿐이다. 보안성 심의는 카드사가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결제 단말기의 보안성을 자체 점검한 뒤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필드테스트는 결제 서비스가 현장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절차로 통상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3월 '신한카드 iPay'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같은 달 신한카드의 애플리케이션 '신한SOL페이'에서 애플페이 등록 화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신한카드가 임직원 수를 줄이며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나선 것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내부 판단이 주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카드 임직원(정규직)의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 전 이익/직원 수)은 6억8874만원으로 업계 1위에 오른 삼성카드(8억9382만원)보다 낮았다.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양사의 임직원 수를 보면 신한카드가 삼성카드보다 많은 상황이다. 신한카드의 임직원은 2443명으로 삼성카드(1763명)보다 680명 많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작년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보면 각각 1조6826억원, 1조5758억원으로 신한카드가 오히려 더 높았다.
이러한 흐름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보면 신한카드(4363억원)가 삼성카드(4189억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순이익에서는 삼성카드가 1844억원으로 신한카드(1357억원)보다 487억원 많았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10년 동안 지켜오던 카드 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줬다. 삼성카드의 작년 순이익은 6656억원으로 신한카드(5721억원)보다 높았다. 신한카드는 작년 3분기까지는 누적 순이익 5527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4분기에 일회성 비용과 대손비용이 오르며 순위를 연말까지 지키지 못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 및 인사는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이뤄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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