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TA 왕중왕은 코코 고프, 역전승으로 파이널스 챔피언 등극

코코 고프(미국, 3위)가 2024년 WTA 피날레를 장식했다. 2024 WTA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며 왕중왕 자리에 올랐다. 시즌 개막 대회였던 뉴질랜드 ASB클래식(1월, WTA 250)에서 우승했던 고프는 공교롭게도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도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미국 선수의 WTA 파이널스 우승은 2014년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10년 만이다. 본인이 왜 세레나의 재림 소리를 듣는지 증명한 코코 고프였다.
고프는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끝난 2024 WTA 파이널스 결승에서 정친원(중국, 7위)에 3-6 6-4 7-6(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소요 시간은 184분으로 이번 WTA 파이널스 경기 중 가장 길었다(2위 시비옹테크 vs 크레이치코바 153분).
정친원에게는 분명 기회가 있었다. 1세트를 6-3으로 가져간 정친원은 2세트 얼리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초반 3-1까지 앞서 나갔다. 서브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친원이 서브게임만 지켜도 충분히 우승까지 골인하는 각이었다.
하지만 고프의 리턴대응이 경기 중 좋아졌다. 정친원의 첫서브 위력이 상당했음에도 고프가 별다른 위기 없이 서브를 통제했다. 2세트 중반부터 집중력이 크게 살아났다. 정친원의 경기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고프가 워낙 잘했다. 고프는 연달아 정친원의 서브게임을 잡아내며 6-4로 세트올을 만들었다.
3세트는 살얼음판 승부 그 자체였다. 이번에도 정친원에게 먼저 기회가 있었다. 3-3에서 고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격차를 벌렸다. 5-4로 앞선 채 10번째 게임을 맞이했다. 서빙 포 더 챔피언십 기회였다.
하지만 정친원은 이 기회를 발로 차버렸다. 고프가 잘했다기 보다 정친원이 얼었다.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갑작스럽게 실수가 많아졌다. 결국 통한의 브레이크를 내주며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3세트는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고프가 더 강심장으로 보였다. 타이브레이크 초반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정친원의 실수가 계속 나왔다. 포핸드 파워에 강점이 있는 정친원인데 타이브레이크에서는 공갈포였다. 6-0으로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진 채 엔드 체인지됐다.
정친원의 마지막 샷이 네트를 맞고 살짝 굴절됐다. 고프는 전력질주해 패싱으로 응수했고, 그 샷은 위닝샷이 됐다. 2024 WTA 파이널스 챔피언의 탄생이었다.
정친원은 64개의 언포스드에러를 범했다. 그런데 이 중 30개가 3세트에 나왔다.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결과론적으로 3세트 10번째 게임에서 경기를 끝냈어야 했던 정친원이다.
고프의 위너는 21개로 23개의 정친원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언포스드에러를 44개로 나름 선방했으며, 본인의 최대 약점이었던 더블폴트는 4개로 틀어 막았다. 본인의 약점을 지워내니 상대의 약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고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승리하는 요령을 확실히 터득한 듯 보였다.
고프는 이번 대회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2위)를 꺾었다. 세계 1, 2위 선수들을 모두 꺾은 선수는 고프가 유일했다. 어쩌면 고프의 우승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지난 10년간 매해 우승자가 바뀌었던 WTA 파이널스였다. 그리고 10년 만에 고프가 세레나 윌리엄스의 뒤를 이은 미국 선수가 됐다. 윌리엄스는 2012~14년 쓰리핏을 달성했었다. 그리고 고프는 윌리엄스의 재림 소리를 예전부터 들어왔던 선수다.
정친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5위까지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리나 이후 10년 만에 호주오픈 결승에 오른 중국 선수였던 정친원은 WTA 파이널스에서도 2013년 리나 이후 11년 만에 파이널스 결승에 오른 아시아 선수가 됐다. 그런데 결과도 같았다. 11년전 리나와 오늘 정친원은 모두 결승에서 패했다. 리나에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는 다름아닌 세레나였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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