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만으로는 어려워... 넷제로 달성 위한 또 다른 대안 '바이오에탄올'

사진 : 넷제로 (출처=SK텔레콤 뉴스룸)

[M투데이 임헌섭 기자]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환경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넷제로(Net-Zero)' 실현을 위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탄소중립이라고도 불리는 넷제로는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의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은 높여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넷제로 달성의 일환으로 전기차 전환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사진 : 화재 사고로 전소된 전기차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내연기관 차량 대비 높은 가격대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 긴 충전 시간 등과 더불어 최근 인천 서구 청라국제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전기차는 말 그대로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차량 자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없지만, 화석연료 및 핵연료를 통한 전기 생산 과정이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기차가 정말 친환경차인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 : 바이오에탄올 생산 과정 (출처=U.S. Grains Council)
이러한 상황에서 넷제로 달성을 위한 주요 연료로 주목을 받고 사용되고 있는 것이 옥수수나 사탕수수, 사탕무 등의 전분을 발효시켜 생산하는 바이오에탄올이다. 바이오에탄올은 주류, 페인트, 부동액, 화장품, 의약품 등 산업용으로도 쓰이지만, 휘발유에 혼합해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용도로 알려져 있다.
사진 : 2023년 바이오에탄올 정책 및 혼합율 (출처=U.S. Grains Council)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 10% 혼합의무화제도(E10)가 도입되면서 현재 98% 이상의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이 혼합돼 있으며, 이 밖에 유럽과 캐나다, 태국, 필리핀, 브라질 등 60여개국에서도 에탄올 정책을 도입해 혼합연료로써 사용 중이다.

바이오에탄올을 혼합한 휘발유를 사용했을 때의 가장 큰 장점은 환경오염물질 배출 저감, 변동성이 큰 유가의 안정화, 관련 일자리 창출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휘발유 대비 44~46%의 탄소 감축도 가능하다.
사진 : 함산소제 별 옥탄가 비교 (출처=U.S. Grains Council)

더불어 발암 및 수질 오염 유발 가능성이 있는 메틸부틸에테르(MTBE) 첨가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옥탄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바이오에너지와 수송배출연구 그룹을 이끌고 있는 스테판 뮐러(Steffen Mueller) 교수는 "탈탄소에 있어 바이오에탄올은 해결책의 일부"라며,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지 않고는 넷제로 목표 도달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다음 세대까지는 하이브리드 엔진이 답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세대가 확실히 해야 하는 건 하이브리드에 이어 깨끗한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우 현재 경유차에 한해 4.0%의 바이오디젤 의무혼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바이오에탄올은 지난 2005년부터 약 20년간 정책 도입과 관련해 정부연구소와 기업들의 연구 및 검토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민간 주도 시범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아직까지 상용화되고 있지는 않다.

전기차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고 있는 지금, 2050 넷제로를 보다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