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9회말 극적 끝내기 승리! '8회 김재윤-9회 오승환이 무너졌다', 그 무서운 기세의 삼성을 '디펜딩 챔프'가 제압했다 '2:0→2:3→4:3' [잠실 현장리뷰]
LG 트윈스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1만4229명 입장)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9회말 문성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2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LG는 한화와 지난 주말에 개막 2연전을 치렀는데, 첫 경기에서는 8-2로 승리했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는 4-8로 패했다. 반면 삼성은 KT와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앞서 KT와 개막전에서는 연장 10회 승부 끝에 6-2로 승리한 뒤 24일 경기에서는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11-8로 승리했다.
그리고 월요일(25일) 하루 휴식 후 이날 잠실벌에서 두 팀이 제대로 맞붙었다. LG는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케이시 켈리. 켈리는 지난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178⅔이닝 동안 87실점(76자책). 지난해 삼성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15를 마크한 켈리였다. 20이닝 9실점(7자책).
이에 맞서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맥키넌(3루수)-오재일(1루수)-류지혁(2루수)-김현준(좌익수)-김재성(포수)-김영웅(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백정현이었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18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67을 찍었다. 100⅔이닝 동안 44실점(41자책). 지난해 LG 상대로는 특히 강했다.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규자책점 0.92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19⅔이닝 4실점(2자책).
LG는 지난 시즌 삼성과 상대 전적에서 10승 6패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홈에서는 6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반면, 원정 경기에서는 4승 5패로 열세에 놓여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삼성이 개막 2연전을 승리한 게 15년 만이라고 하더라. 저도 좀 깜짝 놀랐다"면서 김지찬의 중견수 포지션 변경에 관해 "외야에서 내야로 공을 뿌릴 때에는 아주 가슴에다가 정확하게 잘 던지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부터 꾸준하게 중견수 수비를 준비해 왔다. 또 시범경기를 통해 계속해서 출전을 하다 보니까 좀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찬의 2루수 병행 기용에 대해서는 "또 내야 쪽에 자원이 필요하다 싶으면 봐줘야 한다. 두 포지션 다 잘 소화할 수 있다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외야에서 잘 움직여주고 있다. 분위기를 잘 타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삼성은 전날 투수 장필준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를 앞두고 좌완 투수 이상민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박 감독은 "장필준은 지난 24일 경기에서 조금 흔들리는 면이 있었다. 또 LG에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좌투수를 좀 더 보강해야겠다고 생각해 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주전 포수 강민호와 3루수 전병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컨디션 관리 차원이다. 뒤에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회초 삼성은 선두타자 맥키넌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오재일이 1루 땅볼로 물러났으나, 류지혁이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간 삼성. 그러나 김현준이 1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어진 2회말 LG는 문보경이 유격수 뜬공에 그쳤으나, 박동원이 5구째 볼넷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문성주가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득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됐다.
켈리의 위력투는 계속됐다. 5회초 삼성은 선두타자 류지혁이 투수 땅볼, 김현준이 4구째 헛스윙 삼진, 김재성이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5회말 LG가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문성주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뒤 신민재의 3루수 방면 희생번트와 박해민의 1루 땅볼 때 3루까지 갔다. 이어 홍창기의 2루 베이스 쪽 깊숙한 2루수 내야 안타를 쳐내면서 3루 주자 문성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0-2) 삼성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세이프 판정이 그대로 유지됐다. 엄청난 접전에서 홍창기의 발이 베이스에 닿는 게 삼성 오재일의 완전한 포구보다 빨랐다고 봤다. 그러나 김현수가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그리고 이어진 6회말. LG는 선두타자 오스틴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런데 여기서 오스틴의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다. 후속 오지환이 6구 승부 끝에 때려낸 타구가 우익수 김성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김성윤은 포구 후 1루 쪽을 향해 공을 강하게 뿌렸는데, 오재일이 공을 잡다가 뒤로 넘어지면서 흘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때, 오스틴의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일까. 1루에 귀루한 오스틴이 갑자기 2루를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무리였다. 뒤에 일자로 서서 백업을 하던 백정현이 공을 주은 뒤 2루를 향해 지체없이 뿌렸다. 결과는 태그 아웃. 결과적으로 LG의 더블 플레이가 되고 말았다. LG는 문보경이 볼넷을 얻어냈고, 삼성은 여기서 백정현을 내리는 대신 임창민을 투입했다. 결국 박동원이 유격수 앞 땅볼 아웃되며 흐름을 놓치고 말았다.
7회말 LG의 공격. 삼성 포수 강민호가 마스크를 쓴 가운데, 문성주가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을 당한 뒤 신민재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해민이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LG 팬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8회초 LG는 이우찬에 이어 세 번째 투수 박명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박명근은 맥키넌을 5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오재일과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류지혁을 초구에 중견수 뜬공, 김헌곤을 3구 삼진으로 솎아내며 일순간 흐름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어진 8회말. LG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한 방이 터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홈런이 한 개도 없었던 LG.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KT 클로저 출신' 김재윤을 올렸다. LG 선두타자는 홍창기. 초구는 볼. 그리고 2구째. 김재윤의 몸쪽 낮은 속구(140.8km)를 깔끔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LG 구단 트랙맨 데이터 기준, 타구 속도는 164.6km. 발사각은 26.1도. 비거리는 125.08m로 측정됐다. 하지만 김재윤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김현수를 초구에 좌익수 뜬공, 오스틴을 3루 땅볼,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양 팀이 나란히 8안타씩 뽑은 가운데, 삼성은 맥키넌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류지혁이 4타수 2안타 1타점, 김영웅이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김치잔과 오재일도 안타 1개씩 쳐냈다. LG는 홍창기가 홈런 1개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김현수가 4타수 2안타 1득점을 각각 마크했다. 박해민과 오스틴, 문보경, 신민재도 안타 1개씩 올렸다.
LG 선발 켈리는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3자책)의 성적을 올렸다. 총 투구 수는 85개. 커브 20개(122~130km), 속구와 커터(135~139km) 각 19개, 포크볼 15개(131~138km), 투심/싱커(139~145km) 12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8km(최저 143km)까지 나왔다. 이어 이우찬과 박명근, 유영찬이 1이닝씩 던지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반면 삼성 선발 백정현은 5⅔이닝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의 투구를 펼쳤다. 총 투구 수는 86개. 속구 33개(134~143km), 커브 21개(105~122km), 체인지업 21개(123~134km), 슬라이더 11개(118~130km)를 각각 구사했다. 이어 임창민이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으나, 김재윤이 1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 오승환이 ⅔이닝 1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줬다. 7회와 8회, 그리고 9회 3이닝 동안 우리 승리조가 자기 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홍창기의 마수걸이 홈런으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한 점 차 승부에서 올 시즌 집중력을 발휘하자고 선수들에게 부탁했는데, 오늘 한 점 차 승부에서 동점을 만들고 역전하는 플레이를 해준 선수들을 다시 한 번 칭찬하고 싶다. 오늘 평일임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시즌 첫 역전승을 할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오는 27일 두 팀이 잠실구장에서 다시 격돌하는 가운데, LG는 최원태, 삼성은 원태인을 각각 선발로 앞세운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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