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유동규에 건넨 3억… 대부분 김용·정진상에 간 걸로 추정"

박준규 2022. 11.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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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법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3억5,000만 원 대부분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돈은 대부분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 돈이 곧장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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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변호사 석방 하루 만에 증인으로 출석
"유동규가 '윗분'들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해"
돈 전달 이유는 "대장동 사업 편의 받으려"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왼쪽)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변호사가 법정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넨 3억5,000만 원 대부분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도전 자금 일부도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일당'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 등에게 금품을 건네고 사업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이날은 김만배씨 등 공동 피고인들 혐의에 대해 증언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새벽 구속기한 만료로 1년여 만에 석방됐다.


"유동규에게 3억5,200만... 대부분 '형들' 준다더라"

남욱 변호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날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재훈 기자

남 변호사는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3억5,200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전후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남 변호사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2013년 4~8월 △유흥주점 △일식집 △스크린 골프장 △유 전 본부장 자택 등에서 정영학 회계사 및 동업자 정재창씨와 함께 마련한 3억5,200만 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유 전 본부장에게 줬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돈은 대부분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나는 2,000만 원만 쓰고, 나머지는 형들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대부분의 돈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서 '윗분'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윗분'들로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을 지목했다.

남 변호사는 특히 2013년 4월 유 전 본부장에게 9,000만 원을 건넨 과정을 자세히 말했다. 남 변호사는 "나, 정재창씨, 정 회계사가 각각 3,000만 원씩 모아 9,000만 원을 마련했다"며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출처가 확인되면 안 돼서 5만원 권 띠지를 제거하고 고무줄로 묶어 쇼핑백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 돈이 곧장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일식집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9,000만 원을 줬는데, 유 전 본부장이 곧장 다른 방으로 갔다 오더니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왔다'고 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돈을 전달받은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형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접대비 410만 원도 대납... 사업 편의 얻으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남 변호사는 "유흥주점비 410만 원도 대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 김 부원장과 함께 내가 소개한 술집에서 술을 먹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자신은 술자리에 동석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비용 대납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특혜와 편의를 제공받으려고 돈을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이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 관련 지원을)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며 "3억여 원은 빌려준 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흥주점 접대비에 대해서도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이) 당시 성남의 실세였기 때문에 (비용을) 대납하는 게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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