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걸릴 줄 알았어요” 감격의 첫 승, 157km 괴물은 왜 데뷔전보다 좋다 했나

최민우 기자 2024. 9. 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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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데뷔 첫 승 기념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 최민우 기자
▲김서현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최민우 기자] “15년 걸릴 줄 알았어요.”

한화 이글스 김서현(20)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 첫 선발 승을 따냈다. 1이닝을 안타와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여기에 타선의 득점지원까지 등에 업은 김서현은 구원승을 수확했다.

1-4로 뒤진 7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선두타자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 나승엽을 우익수 플라이, 윤동희를 1루 파울 플라이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김서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7km가 찍혔다. 김서현은 빠른공과 슬라이더를 활용해 롯데 중심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김서현의 완벽투에 타선도 대량 득점으로 응답했다. 7회말 4점을 뽑아내며 5-4 역전을 이뤄냈다. 그리고 8회에도 3점을 추가해 점수 차를 벌렸다. 김서현의 뒤에 등판한 불펜진도 리드를 지켜냈고, 김서현은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서울고를 졸업한 김서현은 202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2년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를 마친 후 김서현은 “행복하다.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하다. 작년에 1군에 데뷔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세이브를 거뒀을 때보다 승리 투수가 된 기분이 더 좋다”며 데뷔 첫 승을 수확한 소감을 남겼다.

▲김서현 ⓒ한화 이글스

데뷔 후 줄곧 불펜 투수로 활약 중인 김서현. 지난해 5월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첫 세이브를 수확했고, 올해 7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 첫 홀드를 기록했다. 불펜 투수가 승리 투수가 되는 건 홀드와 세이브를 수확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승리 투수가 된 김서현이 어느 때보다 기뻐하는 이유다.

김서현은 “생각보다 빨리 승리를 따낸 것 같다. 나는 10년에서 15년이 걸릴 거라 생각했다. 중간 투수들이 승리를 기록하는 게 정말 힘들다. 그래서 오래 거릴 거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데뷔하고 거의 1년 반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조금은 빨리 목표를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어보였다.

승리가 눈앞에 왔을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서현은 “자꾸 승리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긴 했다. 그래도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표정도 관리했다. 계속 튀어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경기에 집중하려 했는데, 끝나고 나서야 온전히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서현 ⓒ한화 이글스

지난해 최고 160km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뿌리며 ‘괴물 루키’로 주목을 받았지만, 김서현은 2년차 시즌에 다소 부침을 겪었다. 제구 난조와 구속 저하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투구 폼도 바꿔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 코치의 따뜻한 배려 속에 김서현은 조금씩 기지개를 켰고, 자신이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김서현은 “나도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이제는 나를 믿을 수 있게 됐다. 주변에서도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고 하더라. 나도 더 밝게 하려고 노력한다. 항상 웃으려고 한다. 웃으면 복이 생긴다고 하지 않나. 나도 웃는 모습을 보이려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김서현 ⓒ한화 이글스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경기를 복기한다는 김서현은 “좋은 날에는 경기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본다. 안 좋은 날에는 스트라이크 들어갔을 때 혹은 안 들어갔을 때 몇몇 장면만 골라서 본다. 최근에는 슬라이더가 좋아졌다는 생각도 드는데, 영상을 보니까 다른 투수 선배들과 피칭 터널이 비슷해서 더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남은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홀드 달성이다. 한 개만 더 추가하면, 김서현은 10홀드를 수확한다. 김서현은 “올 시즌 10홀드가 목표였는데, 이제 한 개 남았다. 이것까지 꼭 이루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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