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개월간 계도 마치고 단속… 22일부터 범칙금 교차로 전방 신호 빨간불 ‘스톱’ 녹색화살표 켜져야 주행 가능 위반시 최대 7만원·벌점 15점 “사고 경험 없으면 안전불감증 바뀐 도로교통법 철저히 홍보”
지난달 17일 인천광역시 중구, 20대 여성 A씨는 연안부두 종합어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오후 2시40분쯤 A씨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찰나, 27t 화물차를 모는 60대 운전기사 B씨가 A씨를 보지 못한 채 그대로 우회전을 돌며 사고가 발생했다. 우회전 차량에 치인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1월22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도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는 반드시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하지만 사고 당시 B씨는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전방 차량신호와 보행자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우회전을 돌며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20일 서울 동작구의 한 교차로 우회전 도로에 ‘우회전 시 일단멈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뉴스1
경찰이 오는 22일부터 ‘적색신호 시 일시정지 후 우회전’ 위반 차량 단속에 나선다. 경찰은 이 같은 규정을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시행된 올해 1월22일부터 3개월 동안 현장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등 현장 계도를 거쳤다. 오는 토요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며 위반 시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될 예정이다.
개정된 시행규칙에 따라 차량 운전자는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는 녹색화살표 신호가 켜져야만 서행하며 우회전할 수 있다. 우회전 신호등이 적색 신호일 때는 우회전해서는 안 된다.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는 직진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반드시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 또 신호에 맞춰 이미 우회전을 하고 있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발견하면 즉시 정지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 운전자에게 일시정지해야 할 의무를 부여했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보행자가 통행하려고 하는 때가 언제냐” “보행자가 100m 밖에서 걸어와도 멈춰야 하느냐”와 같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를 반영해 지난 1월 보행자 유무에 관계없이 ‘빨간불일 때 우회전하는 경우’ 일단 정지하도록 개정된 것이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어길 경우 20만원 이하 벌금이나 30일 미만 구류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도로교통법상 ‘범칙행위의 처리에 관한 특례’에 따라 범칙금을 내면 벌금이나 구류를 면제 받는다. 범칙금은 승합차 7만원, 승용차 6만원, 이륜차 4만원이다. 경찰은 우선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발생시킨 위반 행위부터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선임연구원은 “시민들이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설령 법령을 알더라도 사고 경험이나 현장 단속된 경험이 없으면 안전불감증이 있을 수 있다”며 “사고가 반복되는 곳에는 운전자들이 속도를 낼 수 없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면 그 자체로 상당한 효과가 있고, 일반 운전자들이 도로교통법이 바뀐 부분에 대해서 좀 확실히 인식할 수 있게끔 질적, 양적으로 충분히 홍보와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