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드립백 커피 7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지난번 리뷰한 인스턴트커피에 이어 이번에는 집이나 직장에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드립백을 추천하려고 한다.
참고로 드립백은 1990년도 기사텐의 고향, 일본 핸드드립 커피문화에서 시작한 일회용 드립커피 키트를 의미한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 회사이자 세계 최초로 캔 커피를 시작한 UCC커피를 포함해 다양한 회사에서 드립백을 제작했고, 최근에는 한국의 스페셜티커피 업체들도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 스페셜티커피산업의 드립백은 산소 패치, 질소 충전, 압축 포장 등을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드립백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 제품들은 어지간한 바리스타의 드립커피보다 ‘훠얼씬’ 맛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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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스커피 버라이어티 드립백
첫 번째 추천 커피는 한국 최초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의 모모스커피 버라이어티 드립백이다. 전주연 바리스타는 2018년, 2019년 한국 최초 국가대표 바리스타 2연패에 성공, 2019년 보스턴 대회에서 첫 번째 한국 출신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었다. 아시아 출신 여자 바리스타로 첫 번째, 여성 바리스타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우승. 이 정도면 역대 최고의 바리스타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모모스커피의 버라이어티 드립백은 대표적인 시그니처 블렌드 3종(에스쇼콜라, 프루티봉봉, 부산 블렌딩)과 싱글 2종, 하바나 게이샤 블렌드 1종, 디카페인 1종으로 구성된다. 개인적인 추천은 브라질과 과테말라 커피를 블렌딩한 에스쇼콜라 드립백. 카카오와 헤이즐넛이 떠오르는 부드러운 단맛과 크리미한 질감, 긴 여운이 매우 인상적이다. 모모스커피의 가장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기도 하다. 10g의 커피에 150g 정도의 물을 부어 마실 것을 추천한다. 세계 챔피언이 보장하는 커피 맛이다. 7종 세트 가격은 1만 3,000원이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UE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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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블루레이크 커피
두 번째 추천 커피는 망원동의 스페셜티커피 매장 딥블루레이크의 드립백. 딥블루레이크 커피는 한국에서 가장 라이트 로스팅을 하는 스페셜티커피 매장으로 커피인들 사이에서는 북유럽식의 로스팅 스타일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딥블루레이크 드립백은 시즈널 싱글오리진 2종, 딥 블렌딩 2개, 블루 블렌딩 2개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싱글오리진 커피는 라이트 로스팅으로 과일 풍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라이트 로스팅에 대해 설명을 좀 더 하자면, 마치 레어 스테이크와 비슷하다고나 하면 될 것 같다. 레어 스테이크라고 해서 무조건 맛있는 건 아니지만, 원재료가 좋을수록 육질과 육즙을 최대한 강조하는 레어가 맛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라이트 로스팅 역시 마찬가지다. 라이트 로스팅이라서 좋은 커피라기 보다는, 라이트 로스팅일수록 좋은 커피의 특징을 더욱 잘 발현시킨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중에서 블루 블렌딩 드립백을 추천한다. 에티오피아 내추럴 프로세싱과 워시드 커피 이외에 온두라스가 20% 센트블렌딩된 화사한 향미가 돋보이고, 알맞은 산미와 상큼한 과일의 풍미가 잘 어울린다. 드립백 세트의 가격은 1만 500원이고, 낱개 가격은 1,800원. 구매는 [여기](https://bit.ly/49xAr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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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커피 넘버세븐 드립백
세 번째 추천 커피는 서울숲 스페셜티커피 대장, 센터커피의 스페셜티커피 드립백 세트이다. 센터커피의 박상호 로스터는 초등학교 시절 영국으로 이민 후 대학 시절 런던 최고 인디 스페셜티커피 매장 에스프레소룸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테일러스트릿바리스타 헤드 바리스타를 거쳐, 영국을 상징하는 세계 최고의 로스터 스퀘어마일 커피의 헤드 로스터로 근무했다. 런던 라떼아트 챔피언, 런던바리스타대회 챔피언, 영국브루어스 챔피언, 세계 브루어스컵 파이널리스트, 영국 굿스피릿 챔피언까지. 영국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바리스타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한국 센터커피의 헤드 로스터로 근무하고 있다.
센터커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넘버세븐 드립백은 블렌딩(아이스브레이커, 메이 데이), 싱글오리진(콜롬비아 나리뇨 게이샤, 콜롬비아 과야칸 게이샤, 에티오피아 아리차 워시드, 콜롬비아 톨리만 워시드, 브라질 산타 이네스 내추럴)의 구성이다. 일주일 동안 골라 마신다는 의미의 넘버세븐 드립백은 상대적으로 비싼 커피 품종인 게이샤 커피가 많아 평균 가격이 높다.
가장 추천하는 드립백은 아이스브레이커. 박상호 로스터의 로스팅 실력이 잘 발현된 커피로, 사과와 바닐라와 같은 단맛과 마카다미아의 고소한 풍미가 잘 어울리고 밸런스가 훌륭하다. 영국 바리스타 챔피언의 짱짱한 맛이다. 가격은 7종 1만 5,000원, 개당 가격은 2,100원. 구매는 [여기](https://centercoffee.co.kr/shop/?idx=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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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카페 디카페인
네 번째 추천 커피는 이태원 보광동 커피의 상징, 지옥 다방을 연상시키는 헬드립으로 유명한 헬카페의 디카페인 블렌딩 드립백이다. 보광동에서 시작해 이촌동, 용산에 이어 을지로 헬카페 뮤직까지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헬카페는 진득한 드립커피와 한국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밀크커피를 선보이는 곳이다. 커피뿐 아니라 매장의 바이브가 훌륭한데, 험악한 두 명의 바리스타가 날마다 아름다운 꽃으로 가게를 치장하고 주옥같은 음악을 선곡하며 지옥 같은 위스키 라인업을 선보인다.
헬카페의 드립백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이번에는 디카페인 드립백을 추천한다. 콜롬비아와 과테말라의 블렌딩 원두를 고집스러운 권요섭 로스터가 강배전으로 로스팅해 산미가 거의 없으면서도 쌉싸름하고 묵직한 맛이 특징이다.
참고로 커피 생두의 디카페인 프로세싱은 일반적인 화학물을 이용하는 용매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고(화학적인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 검증되지 않은 디카페인은 피할 것을 추천한다.) 그밖에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 마운튼 워터 프로세싱, 슈거케인 프로세싱 등이 있다. 스위스 워터 프로세싱부터는 안전한 편이지만, 마운튼 워터 프로세싱과 슈거케인 프로세싱의 품질이 압도적이다. 헬카페의 디카페인은 커피는 스페셜티커피를 멕시코 마운튼 워터 프로세싱을 거친 후 추가로 가공해 카페인을 제거하고 커피 향미 99%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한 커피이다.
브루잉 방법은 드립백을 고정하고 20mL 부어 뜸 들이고, 30초 후에 120mL를 추가해서 진득하고 농밀한 질감으로 마실 것을 추천한다. 압도적인 질감과 풍미를 즐기면서 늦은 저녁에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드립백 디카페인 커피 7개입 가격은 1만 4,000원, 낱개 가격은 2,000원이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48iVY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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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플레이스 문보영 드립백
다섯 번째 추천 커피는 커피플레이스의 문보영 드립백. 정동욱 로스터의 커피플레이스는 경주를 대표하는 스페셜티커피 매장이다. 문보영 드립백은 글과 커피를 더한 ‘읽-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문보영 시인의 시를 커피플레이스의 드립백에 프린트해서 제작한 한정판매 드립백이자 시집이다. 총 6개의 시가 담긴 커피 드립백의 가격은 2만 원. 시집 가격을 생각하면 전혀 비싸지 않다.
문보영 드립백은 콜롬비아 세로아줄 게이샤와 콜로비아 오브라헤 게이샤의 드립백이다. 콜롬비아 세로아줄 게이샤는 콜롬비아COE(커피 업계의 올림픽과 같은 커피 경진대회) 우승을 수차례하고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들도 자주 사용하는 업계 최고의 게이샤 커피 중에 하나다. 커피 재료만으로도 2만 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아저씨, 폐기물 스티커 한 장 주세요.
흔들리는 주황빛 조명 아래 졸고 있는 경비와 그의 지친 발을 데우는 작은 나로, 경비는 노랑 고물로 묶은 폐기물 스티커 다발 맨 아래서 한 장 스윽 꺼내 건넨다. 날마다 아파트 주민 100세대 몫을 책임지는 폐기물 스티커. 오늘도 나는 가족 몫까지 받아간다. 태어난 이상 하루에 한 번 폐기물 스티커를 써야 합니다. 갓 태어난 아기도 써야 하지요. 그게 이 아파트의 룰이니까요.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 지친 발을 씻고 물을 데우고 외투에서 폐기물 스티커를 꺼낸다. 잠들기 전에 반드시 사용해야 하니까, 그것이 아파트의 룰이니까. 나는 그것으로 자신을 신비롭게 하는 데 사용한다. 나는 아침엔 창문을 모두 닫고 밤이 되면 창문을 활짝 연다. 밤의 신비를 받아들인다.
문보영의 시 ‘아파트 공지사항’의 일부분이다. 문보영 드립백은 현재 완판되었지만 조만간 프로젝트를 재개할 예정이다. 커피와 함께 시를 함께하는 멋진 프로젝트를 꼭 소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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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어 커피
여섯 번째 추천 드립백은 최근 커피인들 사이에서 화제인 커피 사이언스 유튜버 파이오니어 커피의 드립백이다. 파이오니어 드립백 세트는 싱글 오리진과 블렌딩 개별로 구성됐고, 15g 커피가 들어있는 8개입 세트가 1만 4,000원, 개별 가격은 1,700원이다.
파이오니어는 다양한 블렌딩과 싱글 오리진 커피를 드립백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명확한 향미를 위해 산소 흡수 패치를 사용해 발효를 포함한 산화를 방지하고 향미 손실을 최소화하고, 15g의 많은 커피 양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카페에서도 15g의 커피를 사용해 드립커피를 내리는 곳이 많을 정도로 충분한 커피 향의 드립백이라, 아이스 커피에도 적합하다. 이외에 서비스로 1개의 드립백을 상시로 추가 제공해 가성비도 훌륭하다.
추천 커피는 에티오피아 벤치마지 내추럴 커피 드립백이다. 라즈베리와 딸기 향이 인상적이고 레몬과 같은 강렬한 산미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청사과와 같은 향미와 전체적인 과일 느낌과 함께 질감까지 훌륭하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SIeX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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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템플 게이샤 드립백
한국 대표 바리스타 김사홍의 커피템플이 최고의 커피로 손꼽히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를 포함한 게이샤 드립백을 선보였다. 다양한 산지의 게이샤 커피를 큐레이션한 드립백은 한국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격은 파나마 게이샤를 포함해 게이샤 9종에 3만 6,000원. 파나마 알티에리 게이샤 드립백 원가가 3만 원에 가까울 정도로 어마어마한 품질을 자랑하는 드립백 커피 산업의 에르메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파나마 알티에리 촘비 게이샤는 자스민, 장미, 복숭아와 포도, 자두맛 사탕과 같은 향미와 단맛 이외에도 폭발적인 꽃다발과 같은 향미가 복합적이다. 파나마의 1,800M 고지대에 위치한 알티에리 농장의 게이샤 커피 드립백은 작년 한 해 출시된 드립백 중에서 가장 원가가 비싼 커피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단맛이 입체적이고 밸런스가 좋은 아구아 티비아 게이샤 드립백, 섬세하고 아름다운 밸런스의 코스타리카 산이시드로 농장의 허니 프로세스 게이샤 커피 드립백, 수세식 커피의 깔끔한 후미가 인상적인 콜롬비아 엘트리운토 게이샤 드립백, 단맛이 폭발적인 페루벨라 비스타 게이샤, 깔끔하고 단정한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온두라스 피후다 게이샤 드립백 등 아름답고 화려하고 섬세하고 담백한 커피 향미의 복합체이다.
커피템플의 게이샤 드립백은 해외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구매대행을 부탁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꼭 한 번 마셔볼 것을 강력 추천한다. 부담 없이 편하게 마셔도 좋지만, 제품 설명대로 꼼꼼하게 물 온도와 중량을 체크하면서 내린다면 감동스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아쉬운 건 재고가 넉넉하지 않다는 점… 구매는 [여기](https://bit.ly/3SXLRoD).
이상 한국의 대표적인 스페셜티커피 회사들의 드립백을 살펴보았다. 그동안 자주 소개했던 커피리브레, 나무사이로, 엘카페 등 전통의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은 중복을 피하기 위해 제외했고, 번외로 에스쿠도커피의 커피백도 품질이 상당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