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는데 물가까지.. 가계 대출 '연체 쇼크'
주택가격, 고물가 영향 등 민감.."관리 '비상'"
금리 인상으로 담보물건 가치 하락..'리스크' 변수
기업 대출 비중도 커.."가계 연체, 손실 키울 수도"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 침체 속도가 빨라지고, 고물가 추세까지 맞물려 지역내 은행권 가계 대출 연체율 관리에 압박을 더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연체율도 만만치 않지만, 지방은행이 두 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주택시장이나 물가 등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역시 뚜렷한 진정기미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 리스크 확대에 따른 손실 관리에 더한층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가계 대출 연체율 0.31%..지난해보다 0.06%p↑
22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제주를 비롯해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 등 지방에 거점을 둔 6개 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 총잔액은 1,986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14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보다 0.06%포인트(p) 오른 0.31%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시기 시중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은 0.18%로 0.02%p 상승에 그쳐 차이를 보였습니다.
■ 금리 인상 추이.. 부동산 침체 부추겨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들의 가계 대출 연체율이 높은 건, 부동산 침체 흐름에서 찾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일부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시작됐을 뿐, 지속적인 금리 인상 추이 속에 강경한 부동산 규제 방침이 적용되자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침체가 이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수도권도 그렇지만, 지역의 경우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부동산 침체 속도가 가팔라진 실정"이라며 "아파트 등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정작 담보물 가격이 떨어지고, 갚아야할 대출금만 늘어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 매물 쌓여.."집값 전망 하락세 계속될 듯"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입니다.
아파트 등 주택 매물은 쌓이고 매수심리는 위축되면서 하락세가 거듭되고 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도 11월 둘째주, 지방이 전주 83.5에서 81.7로 하락하면서 살 사람보다는 팔 사람만 나서는 형국이 이어졌습니다.
전체적인 전망 역시 하락세를 점쳐 한국은행의 '2022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대출금리 인상,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 확대로 집값 전망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3p 하락한 61로,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 기업 대출 의존도 높아.. 리스크 관리 대책 고심
특히 지방은행일수록 중소기업 등 대출 비중이 높은 부분도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 대출금리가 1%p 높아지면 연체율은 0.129%p 올라 가계대출 연체율(0.064%p)보다 증가폭이 컸습니다. 중소기업은 대출로 자금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 인상이나 물가 변동성에 더 취약합니다.
지방은행의 경우, 높게는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70% 수준에 육박하기도 해 기업 대출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으로 갈 수록 물가나 수출, 주가 변동에 기업 대출 연체율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금리 인상도 가팔라 개인 등의 자산 이동이 빨라졌다. 기업 관리와 더불어, 최소한도 가계 연체 관리에서 부실 위험도가 갈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건전성 관리 주력.."지속적 시장 모니터링"
때문에 지방은행 입장에선 한층 자산 건전성에 타격을 최소화할 연체 관리 대책에 고민을 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는 진정될 기미가 없고 고금리, 환율까지 변수가 적잖은 상황에 관리 대상 역시 곳곳에 산재한 탓입니다.
또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 대출 연체율이 높고, 대외 변수에 따라 취약한 부분이 돌출될 수 있다는 점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다"며 "연체 증가에 따른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제주, 가계 대출 연체율 전국↑.. 다중채무자 많아
지난달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2년 8월중 금융기관 여ㆍ수신 동향'에 따르면 8월말 제주 금융기관 수신 잔액은 35조 4,275억 원으로 전달보다 154억 원 감소했습니다.
저축성 예금 증가 폭은 줄었고 감소세로 돌아선 대신, 대출 잔액은 37조8,162억 원으로 전달보다 1,339억원 증가폭이 확대됐습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낮은 금리를 찾아 상환 수요 등이 이동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국 평균(0.21%)을 웃돌았고 3군데 이상 금융기관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도 22%대로 금리 인상에 따른 체감 압박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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