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서기만 하려는 시대, 희생하는 결말 택했다”

김민정 기자 2025. 7. 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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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인터뷰

‘오징어 게임’ 세계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승부를 벌여온 ‘번외 참가자’는 황동혁(54) 감독이다. 지난 27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즌 공개와 함께 그도 게임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시즌 1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한 이래로 6년 만이다.

시즌 3는 공개 후 여전히 식지 않은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부터 이틀째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를 기록 중이다. 집계 대상 93국에서 전부 1위다. 30일 만난 황동혁 감독은 “6년 동안 이 작품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오징어 게임’ 안에서 살았다”면서 “시즌 2~3은 촬영 기간에도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대본을 계속 고치며 작업해 더 힘든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주인공 '기훈' 역의 배우 이정재(왼쪽)와 황동혁 감독./넷플릭스

◇“처음엔 기훈 살아남는 엔딩 구상”

시즌 3는 ‘데스 게임’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은 주인공 ‘기훈’(배우 이정재)이 의미 있는 죽음을 택하며 끝을 맺는다. 일부 시청자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 이 결말에 대해, 황 감독은 “처음 구상할 땐 ‘기훈’이 살아남는 해피 엔딩을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게임이 벌어지는 섬을 수색하던 인물 ‘준호’(위하준)가 결정적 순간에 게임장에 도착해 ‘기훈’과 함께 게임을 전복시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방향을 틀었다. 황 감독은 “실제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지금 세상에서 기훈이 보여줄 수 있는 결말은 스스로 양보하고 희생하는 평범한 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시즌 2~3에서 ‘준호’의 역할이 작아진 것도 결말 구상 변경의 영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이 고른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게임은 높은 구조물에서 벌어지는 ‘밀어내기’ 게임이었다. 참가자들은 다수결을 통해 무리에 속하지 않고 약한 참가자부터 밖으로 떨어트린다. 다수결조차 약자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황 감독은 “다수결은 합의된 민주적 절차로 받아들여지지만 먹고살기 힘들어질수록 쉽게 선동과 광풍에 휩쓸리는 존재가 인간인 것 같다”며 “특히 순간순간의 갈림길에서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나쁜 선택을 내리는 ‘명기’(임시완)는 현실적으로 가장 악한 캐릭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변과 나누는 드라마 되기를”

시즌 3 마지막에는 미국 도심에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치기를 하며 또 다른 ‘오징어 게임’ 참가자를 모집하는 모습이 나온다. 황 감독은 “케이트 블란쳇의 아이들이 ‘오징어 게임’ 팬이라 다행히 쉽게 섭외가 됐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미국판 ‘오징어 게임’이 촬영을 앞뒀다는 소문에 대해선 “내용을 전달받은 적 없는 루머”라고 했지만, “만약 사실이더라도 워낙 좋아하는 감독이라 응원할 것 같고 필요하면 도움도 줄 것”이라고 했다. “가벼운 속편이라면 모를까 기훈의 퇴장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어요. 사람들이 서로 갈라서기만 하려는 시대에 이 작품이 함께 생각을 나누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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