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버핏, 가족 재단에 추가 기부…1조6000억원 규모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약 11억5000만달러(1조6100억원) 상당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4개의 가족 재단에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버크셔는 클래스A 주식 1600주를 클래스B 주식 240만주를 전환해 사별한 첫 부인을 기리는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세 자녀인 자녀인 수지, 하워드와 피터 버핏의 재단 총 4곳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버핏은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나는 왕조를 만들거나 자녀들의 세대를 넘어서는 계획을 추구하고 싶었던 적이 없다”며 “나의 세 자녀를 잘 알고 그들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부 후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클래스 A 주식은 20만6363주가 된다. 이는 약 1480억달러에 해당된다. 버핏은 버크셔 클래스A 주식 약 37.6%를 보유 중이다.
버핏은 2006년부터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4개의 가족 자선재단에 대규모 기부를 해왔다. 버핏은 자녀들에게 상속 재산을 남기는 대신 재산의 99%를 기부할 것이며 이를 자녀들이 관리하는 자선 신탁에 맡길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자녀들에게 버크셔 경영권은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올 6월 총 53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가족 재단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에 기부했다.
버핏은 자신의 재산을 어떤 자선단체에 기부할지 세 자녀가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막대한 자금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들은 항상 ‘기회의 대상’으로 여겨진다”며 “따라서 만장일치 결정 조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신탁관리인을 선정했으나 세 자녀가 자신의 재산을 직접 배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버핏은 세 자녀들이 자신의 버크셔 지분을 “주주들이 찰리 멍거와 나에게 보여준 특별한 신뢰를 절대 저버리지 않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배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이 버크셔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서 급매도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
버핏은 부모들이 “자녀가 성숙해졌을 때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 그들에게 읽어보게 하라”고 조언하며 유언장에 대해 자녀들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버핏은 이번 서한에서 복리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복리의 진정한 효과는 한 사람의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나타난다”며 “나는 운 좋게도 큰 실수 없이 94세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엄청난 저축, 즉 지연된 소비를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태어났을 때부터 불리한 환경에 처했던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고 밝혔다.
버크셔의 클래스B 주식은 올해 들어 35% 상승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수익률인 25%를 크게 뛰어넘었다. 또 최근 버크셔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