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지분법 이익 90% 급감…왜

그래픽=블로터DB

SM엔터테인먼트(SM엔터)가 지난해 핵심 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한 결과 실적이 악화되는 역풍을 맞았다. 엔터업계 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관계사 지분법 이익도 쪼그라들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SM엔터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지분법 이익은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566억원 대비 89.8% 감소했다. 지분법은 A기업이 투자한 B회사의 실적 등락을 지분율만큼 A기업의 회계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투자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매입한 주식과는 다르다. 투자한 회사의 재무나 영업 관련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지분법으로 회계를 처리한다.

통상 지분 20% 이상을 가지면 지분법 회계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B회사가 1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A기업이 보유한 B기업 지분율이 20%일 경우 20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순이익에 반영된다. 만약 지분율이 50%를 넘어서면 B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A기업의 실적에 반영된다.

SM엔터는 관계·공동기업으로 분류된 회사들의 실적을 지분법으로 처리한다. SM엔터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M엔터의 관계·공동기업은 등 총 19곳이다. SM엔터 측은 지난해 자회사 SM브랜드마케팅의 분류 기준이 변경됨에 따른 기저 효과로 지분법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M엔터는 지난해 8월 SM브랜드마케팅의 지배력을 획득하면서 이 회사를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하이브가 가지고 있던 SM브랜드마케팅 주식 31만4550주를 SM엔터가 535억8500만원에 인수하면서 지분율은 기존 42.36%에서 84.4%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SM브랜드마케팅은 관계사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됐다. 앞서 하이브는 같은 해 2월 SM엔터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SM브랜드마케팅의 지분도 함께 매수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SM브랜드마케팅의 실적은 SM엔터의 지분법이익이 아닌 연결 실적에 반영됐다. 이는 SM엔터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엔터업계 침체로 SM엔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감소한 가운데, 지분법이익도 줄어들면서 당기순이익은 249억원으로 같은 기간 81.8% 쪼그라들었다. SM브랜드마케팅 지분법이익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40%에서 올 3분기 22%로 감소했다.

SM브랜드마케팅은 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미국 등에 종속회사를 둔 SM엔터의 핵심기업이다. 아티스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의류나 상품을 기획·제작해 유통·판매한다. 이밖에 국내 팬클럽 운영과 온라인 플랫폼, 메타버스 등 신사업도 영위한다. 최근에는 누적관객 35만명을 기록한 ‘광야@서울’ 오픈 2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광야@서울’은 K팝 엔터의 성지로 꼽힌다. 또 영화 ‘파묘’를 기념해 여러 아이템을 선보이는 팝업 전시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SM브랜드마케팅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 규모는 446억원으로 전체 지분법 이익 553억원의 80.7%를 차지했다. 전년도인 2022년 50억원 대비 9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SM브랜드마케팅에서 발생한 지분법 이익이 SM엔터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9%에 달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았다. 올 3분기 SM브랜드마케팅은 1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