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연이 우정으로…장류진 에세이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황재하 2025. 2. 2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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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연수'(硏修), '일의 기쁨과 슬픔',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 등을 펴낸 소설가 장류진이 선보이는 첫 에세이다.

작가가 대학생이었던 2008년 교환학생으로 갔던 핀란드로 2023년 열흘 동안 여행을 떠나면서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

작가가 대학생 때 핀란드에 가게 된 건 다소 뜻밖의 일이었다.

작가와 같은 학교에서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함께 떠난 유일한 친구 예진 역시 뜻밖의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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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 장편 '먹의 흔들림'·서유미 소설집 '보내는 마음'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책 표지 이미지 [밀리의 서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 장류진 지음.

소설집 '연수'(硏修), '일의 기쁨과 슬픔',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 등을 펴낸 소설가 장류진이 선보이는 첫 에세이다. 작가가 대학생이었던 2008년 교환학생으로 갔던 핀란드로 2023년 열흘 동안 여행을 떠나면서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

작가가 대학생 때 핀란드에 가게 된 건 다소 뜻밖의 일이었다. 절차에 따라 교환학생 배정을 원하는 외국 30개 대학교를 선호하는 순서대로 신청서에 써서 제출했는데, 20위 바깥이었던 핀란드가 배정된 것이다.

작가와 같은 학교에서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함께 떠난 유일한 친구 예진 역시 뜻밖의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과학 전공인 작가와 달리 예진은 공과대 학생이었고 아무런 접점이 없는 사이였으나 교환학생으로 함께 떠나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15년 만의 여행도 작가와 예진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된다.

이처럼 우연은 인연으로 이어지고 인연은 각별한 관계가 되어 오래도록 곁에 남는다. 작가는 이 책의 본문에서 "원고가 어느 정도 진행됐을 무렵 문득 이 책이 '친구'에 대한 이야기이구나, 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털어놨다.

밀리의 서재. 416쪽.

'먹의 흔들림' 책 표지 이미지 [대원씨아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먹의 흔들림 =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일본 중견 작가 미우라 시온의 장편소설이다. 친근한 인상에 예의바르고 성실한 호텔리어인 화자 쓰즈키와 자유분방한 성격이면서도 서예에 대해서만큼은 진지하게 임하는 서예가 도다의 이야기를 다룬다.

쓰즈키가 일하는 호텔에는 작은 연회장이 있는데, 연회장을 예약한 고객이 초대장에 붓글씨를 써서 손님들에게 보내달라고 의뢰한다. 고객은 여러 서예가의 글씨 견본 가운데 도다의 것을 선택한다.

이런 연유로 도다의 서예교실에 찾아간 쓰즈키는 도다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도다가 어린 학생들 앞에서 건성건성 귀를 파고, 글씨 쓰는 요령을 소변이 마려운 기분에 빗대 설명하는 등 괴짜 같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즈키는 도다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태도와 서예를 대하는 진중한 모습에 차츰 마음을 열게 되고, 두 사람은 점점 우정을 쌓아간다.

2000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미우라 시온은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다. 2006년 나오키상, 2012년 일본 서점대상을 받았다.

'먹의 흔들림'은 일본에서 2023년 출간된 책으로 오늘날 흔치 않은 서예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작가는 도다의 붓이 움직이는 모습을 유려한 문체로 묘사했다.

아울러 인터넷이 발달한 사회에서 붓으로 공들여 쓴 초대장을 보내려 애쓰는 모습, 서로 대비되는 성격을 가진 쓰즈키와 도다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모습 등은 관계와 소통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대원씨아이. 308쪽.

'보내는 마음' 책 표지 이미지 [마음산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내는 마음 = 서유미 지음.

단편소설 두 편, 단편보다 더 짧은 분량의 소설 열 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이 중 여섯 편은 월간 '채널예스'에 선보였던 작품이다.

수록된 소설들은 극적인 사건이나 과장된 서사, 비범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삶의 아픔과 회한을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로 담아냈다.

표제작은 주인공 인정이 어린 시절 종종 엄마가 아빠와 크게 다툴 때마다 며칠씩 머물렀던 엄마의 이모, 즉 이모할머니의 집에 어른이 되어 찾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인정은 이모할머니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느끼지만, 자신이 친손녀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에 마음 한구석에 공허함을 느낀다. 오랜만에 만난 이모할머니는 노환으로 점점 기억을 잃고 있다.

서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상실과 모욕, 모멸의 순간을 지날 때마다 상처받은 마음을 주머니 안에 넣어두는 인물들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마음산책. 200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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