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기 홈쇼핑’ CJ온스타일 첫 새벽배송…실적 반등 노리나

CJ온스타일이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하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 제공=CJ ENM

계속된 TV송출수수료 인상 문제로 ‘생존위기’에 내몰린 CJ온스타일이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에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송출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며 딜라이브 등 3개 케이블TV 업체에 홈쇼핑 방송 송출을 중단한 데 이어 빠른 배송, 모바일 강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이날부터 ‘새벽에 오네(O-NE)’ 서비스를 신규 도입한다. 홈쇼핑 업계 최초다. 평일 오후9시 이전에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새벽에 바로 받아볼 수 있다. CJ온스타일은 향후에도 물류 인프라를 전국권으로 확대하는 등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업계 최고 수준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CJ온스타일이 새벽에 오네 서비스 도입으로 업계에서 유일무이한 배송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기존 오네 서비스를 전국권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신규 새벽배송 및 물류 지원 확대로 2025년까지 빠른 배송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 3년째 실적 내리막길

CJ온스타일의 이 같은 행보에는 실적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온스타일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3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줄었다.

CJ온스타일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후 3년 내내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은 △2020년 1조4786억원 이후 △2021년 1조3785억원 △2022년 1조355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0년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790억원 △2021년 1201억원 △2022년 724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한 모습이다.

CJ온스타일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쇼핑 트렌드가 모바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국내 홈쇼핑사가 설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홈쇼핑 매출은 쪼그라드는데 송출수수료는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홈쇼핑 업계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TV홈쇼핑 방송 매출은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지난해 ‘홈쇼핑 산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매출은 △2019년 3조1462억원 △2020년 3조903억원 △2021년 3조115억원 △2022년 2조8998억원 △2023년 2조7290억원 등으로 5년간 매년 줄어들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3270억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린 2020년 74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6020억원, 2022년 5026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유료방송에서 송출수수료는 최근 5년간 연 20~30%씩 인상됐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TV홈쇼핑 7개사의 송출수수료는 2014년 1조원을 넘긴 뒤 △2019년 1조5497억원 △2020년 1조6750억원 △2021년 1조8075억원 △2022년 1조9065억원 △2023년 1조9375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에 CJ온스타일은 지난달 1일 송출수수료를 놓고 갈등을 빚은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3곳에 송출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8월 처음 방송한 모바일 라이브쇼 신규 프로그램 /사진 제공=CJ ENM

'탈TV'…모바일 중심 사업 재편

업계 안팎에서는 CJ온스타일이 이처럼 수수료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을 ‘모바일’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CJ온스타일은 올 4월 “올해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확장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CJ온스타일은 코로나19 호황이 끝난 후 TV 시청률이 뚝 떨어지자 모바일 중심의 사업재편을 서둘러왔다. 이른바 ‘탈TV’ 전략이다. 이에 CJ온스타일은 올 8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선보이며, 모바일홈쇼핑 전환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CJ온스타일의 온라인 거래액 비중은 56%로 이미 TV를 넘어섰다.

모바일 성장 기조에 힘입어 올 3분기 CJ 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의 실적은 선방했다. CJ온스타일의 3분기 매출은 33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0% 올랐다. 전년동기 대비 CJ온스타일의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은 89%, 신규 입점 브랜드 수는 164% 증가했다. CJ온스타일 측은 한예슬, 소유, 안재현 등 셀럽을 기용한 초대형 모바일라이브쇼가 선전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내년에도 원플랫폼(모바일부터 TV까지 멀티채널 융합) 2.0 전략에 기반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