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의 고성능 해치백 `골프 GTI`와 떠나는 여행은 항상 설렌다. 지난 15일 서울을 떠나 춘천을 오가는 270km 코스는 특히 여름에 제격이다.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공기는 확실히 서늘해지고 장마철 젖은 노면도 골프 GTI와 함께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시승 코스의 핵심은 강원 화천의 배후령 도로다. 와인딩 구간으로 유명해 골프 GTI 시승에 최적이다. 배후령터널 통합관리센터와 카페를 찍고 되돌아 오는 구간인데 도심의 열기를 피하기에 제격이었다.
신형 골프 GTI는 지난 3월 8세대 페이스리프트로 국내 상륙했다. 일반적인 TDI 모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돌적이다. 허니콤 하단 그릴과 붉은 라인이 심플하고 단단한 이미지를 더한다.


20년전 골프 5세대의 국내 출현에 흥분했던 그 기억이 아직도 오버랩 된다. 당시 보다 훨씬 허리가 길어진 모습이지만 핫해치의 달리기 감성은 여전하다. 지난 50년간 전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성능과 감성은 이번 8.5세대에서 더욱 무르익었다.
골프 GTI의 운전석과 2열 시트는 소프트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쫀쫀함이 공존한다. 엉덩이부터 허리 라인을 인체공학적으로 받쳐주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버킷시트다. 튀어나갈 준비 됐느냐고 묻는듯 온 몸을 단단히 잡아준다. GTI 전용 '소울 블랙-토네이도 레드' 투톤 인테리어와 '비엔나 레더 프리미엄 스포츠 시트'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악셀을 쓰다듬으면 '으르렁~' 인사를 한다. 2.0 엔진이지만 무려 265마력을 뿜는 활화산 같은 심장이다. 손가락 두개로 까딱이는 토글식 기어변속 자체가 간략해서 편하다. 디스플레이는 12.9인치로 확 늘어 시원한 정보량을 준다. 선명한 클러스터와 확실히 면적을 키운 센터 디스플레이가 보기 편했다.
특히 센터 디스플레이는 살짝 돌출해 있으면서도 눈높이까지 위치가 올라가 있어 12.3인치 두개를 이어 붙인 커브드 보다 눈이 시원스럽고 조절이 쉽다. 전면 윈드쉴드는 여전히 넓고 시야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게 한다.



출발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장대비는 골프 GTI의 성능을 다양하게 테스트 하는데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스스로 작동하는 우적 감지 와이퍼로 시야 확보에 문제가 없었고, 다양한 공조장치로 성에를 없애거나 쾌적한 온도 조절도 손쉬웠다. 좁은 주차장이나 좁은 구간에선 '파크 어시스트 플러스'와 '에어리어 뷰 360도 카메라'가 큰 도움이 됐다.
비가 그치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서 골프 GTI와 교감을 시작했다. 중저속에서도 순간적으로 훅치고 나가는 경쾌함을 품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낮은 RPM에서도 언제든 폭발적 가속감이 준비된 상태다. 약간 핸들이 묵직하면서도 정교하게 방향을 잡는 스타일다. 도로 전면이 트여있으면 내가 마음먹은 만큼 순식간에 이동하는 과정이 기분 최고다.
고속에 접어들면 이런 기분은 더 커진다. 골프 GTI는 마치 내가 가고자 하는 지점과 멈추고자 하는 위치까지 먼저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보통 운전시 30~50미터 가량의 전방을 보고 달리는데 그 지점까지 도달하는 방식이 여전히 한박자 빠르고 독특하다.



와인딩 코스로 접어들면 또 맛이 달라진다. 팔로 운전한다기 보다 엉덩이로 운전한다는 기분이다. 방향전환을 시작하면 마치 고카트를 타듯 낮은 무게중심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노면을 누르며 방향을 전환한다. 롤링은 살짝 있지만 금세 제자리를 찾고 피칭은 어느 구간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다.
제동력도 완벽하게 맘에 든다. 고속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골프 GTI는 마치 그럴줄 알았다는듯 '쓱' 간결하게 속도를 줄인다. 울컥임 없이 지점 이동과 속도제어가 마치 AI를 적용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 모든 건 신뢰도 높은 플랫폼과 다른 브랜드들이 흉내낼 수 없는 2.0 엔진이나 DSG 변속기 덕분이다. 여기에 타이어도 한몫한다. 한국타이어의 초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3`는 강력한 제동력과 뛰어난 코너링 접지력 등 고성능 골프의 다이내믹한 주행을 완벽하게 뒷받침해준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까지 모두 사들여 품고 있는 브랜드다. 개별적 독립성은 인정하지만 기술은 상당한 교집합이 있다. 수억원대 스포츠카 매커니즘이 골프 GTI의 기술력 진화에 영향을 끼치는 건 사실이다. 골프 GTI에는 15단계 감쇠력 조절이 가능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이 적용됐다.
제원은 2.0 가솔린 터보 TSI로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7㎏·m이며, 복합연비는 리터당 10.8㎞인데 실연비도 동일한 수준으로 나왔다. 날이 맑거나 고속도로를 좀 더 탔으면 연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크기는 4295mm의 전장과 1789mm의 전폭으로 남녀노소 모두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폭스바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