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재건축 매도청구, ‘시가증명’이 전부인 이유[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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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매도청구로 청산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부터 몇 차례 감정평가에 대한 자문 등을 요청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리모델링 재건축만의 특성을 알게 됐다.
당시 비대위는 강경한 반대파로서 본인들 역시 신축아파트를 원하지만 그 방식으로서 리모델링 재건축을 채택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필자가 업무를 수행했던 아파트는 리모델링 재건축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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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리모델링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매도청구로 청산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로부터 몇 차례 감정평가에 대한 자문 등을 요청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리모델링 재건축만의 특성을 알게 됐다.
당시 비대위는 강경한 반대파로서 본인들 역시 신축아파트를 원하지만 그 방식으로서 리모델링 재건축을 채택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리모델링 재건축은 기존 건물의 골조·평면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구조를 보강하고 공간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주로 공동주택의 증축·확장 등 대규모 개조를 포함하는데 공사 방식의 특징에서 발생하는 장단점이 있다.
필자가 업무를 수행했던 아파트는 리모델링 재건축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었다. 따라서 많은 주민이 구축아파트를 완전히 부수고 맨땅에서 새롭게 신축하는 전통적인 재건축 대비 빠른 속도와 공사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사업이 추진된 사례였다.
그러나 리모델링은 필연적으로 기존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만 하는 물리적·공간적 한계가 있다. 비대위 주민들은 리모델링 후 바뀌는 아파트 내부공간 구조의 비효율성과 더불어 예상외로 비싼 공사비가 불만스러워 청산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리모델링 재건축에 반대하는 경우 아파트를 조합에 팔고 해당 사업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이 경우 아파트 소유자는 조합과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처럼 아파트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을 통해 매매대금을 정하고, 만약 합리적인 가격대로 협상이 안 된다면 팔지 말지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느낀다. 이 절차가 매도청구소송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매도청구권을 일방의 의사표시로 계약을 성립시키는 ‘형성권’이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조합의 매도청구 의사표시가 아파트 소유자에게 도달하는 순간 별도의 합의 없이도 매매계약이 성립한다. 민간사업이지만 사유재산을 수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매도청구권이 유효한 경우 부동산 소유자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매도를 해야 하며 이때 매매대금마저도 법원에서 지정한 감정인의 감정평가액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더욱 당황하게 된다.
판례는 매도청구 부동산의 시가를 산정 시 단순한 현재 거래가격이 아니라 사업 진행에 따라 구체화·현실화된 개발이익을 반영한 가격이 시가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시장과 법리가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바로 리모델링 단지에서 나타나는 ‘급매물 쏟아짐’ 문제이다.
필자가 업무를 했던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였다. 이주 부담, 금융 압박, 사업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많은 저가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해 마치 해당 아파트 단지 전체 시세가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가격 왜곡’이 형성됐다. 내 부동산 매매가액을 결정하는 매도청구 감정평가를 앞둔 소유자들로서는 실로 애가 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가(市價)는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거래를 전제로 한 가격이다. 따라서 매도청구를 당한 소유자의 부동산 가격이 특정 시점의 비정상적·일시적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개념일 수는 없다. 우리 사무소에서는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갑작스럽게 쏟아져나왔던 급매는 시장의 본질이 아니라 ‘노이즈’에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고, 입증하는 방식으로 의뢰인의 부동산의 정상적인 시가를 밝혔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다.
매도청구소송의 본질은 협상이 아니다. 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시가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다. 감정평가를 기반으로 협의 절차를 설계하면서 단순 시세나 호가 등이 아닌 객관적 가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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