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세번뛰는 트럼프 지겨워 vs 해리스, 경제실패 책임 못피해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4. 9.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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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예측
민주·공화 핵심 관계자 설전
위스콘신·미시간등 3개주서
11월 미국 대선 결과 갈릴것
트럼프 관세는 중산층에 타격
외교관계 악화하는 재앙될것
누가돼도 한미동맹은 더 굳건

◆ 세계지식포럼 ◆

10일 세계지식포럼 '2024년 미국 대선 예측' 세션에서 폴 베갈라 전 백악관 수석 고문(가운데)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과 함께 대선 판세를 분석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11월 미국 대선의 관건은 '누가 변화를 일으킬 인물인가'다. 트럼프는 세 번 연속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왔기 때문에 미국의 미래를 상징한다고 보기 어렵다."(폴 베갈라 전 백악관 수석 고문)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서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인에게 중요한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가 해리스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라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

10일 매일경제 주최로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 '2024년 미국 대선 예측' 세션에서 도널드 트럼프 1기 집권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고문을 지낸 폴 베갈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들은 현 미국 대선이 초박빙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향후 판세에 대해서는 정반대 예측을 내놓아 청중의 주목을 받았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거의 동률이고, 실제로 중요한 모든 경합주에서도 동률"이라며 "7개 경합주에서 특히 위스콘신·미시간·펜실베이니아 3개 주에 대선 결과가 달렸다"고 예상했다.

미국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10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TV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후보가 처음 만나는 자리다.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이번 선거의 관건은 두 후보 중 누가 TV토론을 통해 변화의 저력을 가진 소유자임을 인정받을지, 중도표를 확장할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미 세 번째 대선에 참여하고 있고, 대선후보 TV토론에만 여덟 번 참가하는 등 유례없는 인물"이라며 "미국인들은 변화를 원하는데 이미 트럼프는 과거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해리스는 남은 선거 기간 자신이 변화를 일으킬 것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해리스가 검사 출신임을 강조하는 것이 선거 캠페인에서 중요하다"며 "트럼프가 자신을 위해 싸우는 파이터라면 해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 측이 트럼프를 성차별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공격하는 전략보다는 정책에 초점을 두는 것이 승산이 있다"고 했다.

문제는 미국인들에게 트럼프 후보가 과할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반면 '해리스'라는 정치인을 아직 낯설어한다는 점이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이를 두고 "해리스의 신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는데, TV토론에서 해리스의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해리스가 8월에 3억6100만달러(약 4797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는데 이는 트럼프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며 "이건 무시할 수 없는 해리스의 성취"라고 평가했다.

세션 패널들은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 후보가 앞서고, 해리스 후보가 격차를 줄이려 애쓰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이 트럼프 후보가 경제, 인플레이션, 국경(이민) 문제에서 해리스 후보를 큰 격차로 이기고 있다고 진단하자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환기시켰다.

특히 미국인들이 겪은 물가 상승의 고통은 해리스 후보에게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이를 두고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해리스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생활 비용이라고 부르며 생활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진영은 해리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 경제정책의 연장선에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트럼프 후보가 수입품에 대한 고관세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점을 미국 경제의 위협으로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는 마치 관세가 미국 경제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 중산층에 타격을 주고 외교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 패널은 한미동맹 미래에 대해선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1기와 지금의 외교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트럼프가 북한 문제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보다 온건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는 이 문제에서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갈라 전 수석 고문은 "트럼프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서로 사랑에 빠져 있다고 말했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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