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GV80 쿠페를 바라보던 소비자들이 한 번쯤 계산기를 두드려볼 만한 럭셔리 SUV가 등장했다. 비슷한 쿠페형 실루엣과 사륜구동을 갖추면서도 가격 차이가 무려 3,800만 원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2027년형 인피니티 QX65다. 미국 시장에서 공개된 시작 가격은 배송비를 제외하고 5만3,990달러로, 8만1,850달러 수준의 GV80 쿠페와 비교하면 2만7,860달러가량 저렴하다.
단순히 조금 싼 경쟁차가 등장한 수준이 아니다. 차 한 대를 고르는 과정에서 3,800만 원이라는 차액을 더 강력한 성능과 고급감에 투자할 것인지, 합리적인 가격에 쿠페형 럭셔리 SUV의 분위기를 누릴 것인지 선택지가 갈리게 됐다.
1억 원 넘는 GV80 쿠페 앞에 등장한 7천만 원대 선택지

가장 강렬한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QX65의 미국 시작 가격은 약 7,399만 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GV80 쿠페의 현지 가격과 비교하면 약 3,818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물론 두 차량을 단순히 가격만으로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 GV80 쿠페는 강력한 엔진과 고급 소재, 높은 실내 완성도를 앞세운다.
하지만 3천만 원 후반대의 가격 차이는 이야기가 다르다. 보험료와 각종 편의 사양은 물론 몇 년간의 차량 유지비까지 생각할 수 있는 금액이어서 실구매 단계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가 된다.
268마력이지만 사륜구동까지…가족용 SUV 성격도 챙겼다

QX65에는 2.0리터 가변압축비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68마력을 발휘한다. 절대적인 출력에서는 GV80 쿠페에 밀리지만 일상적인 주행을 겨냥한 구성이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고 최대 6,000파운드 수준의 견인 능력도 갖췄다. 보트나 소형 트레일러 등을 사용하는 북미 소비자에게는 눈길이 갈 만한 부분이다.
반면 쿠페형 SUV 특유의 패스트백 디자인 때문에 2열 머리 공간과 트렁크 높이는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멋을 위해 공간 일부를 양보해야 한다는 쿠페형 SUV의 특성은 QX65도 피하기 어렵다.
성능 경쟁 대신 ‘비싸 보이는 디자인’에 승부 걸었다

QX65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GV80 쿠페와 정면으로 출력 경쟁을 벌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넓은 차체 비율을 활용해 고급 쿠페형 SUV의 분위기를 강조하면서도 가격 진입 장벽은 낮췄다. 최고 성능보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셈이다.
최근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디자인이 구매를 결정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QX65는 ‘가장 강력한 차’보다 ‘부담을 낮춘 럭셔리 쿠페형 SUV’라는 위치를 택했다. GV80 쿠페와 같은 차를 만들기보다 다른 계산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결국 계산기에 찍히는 숫자는 ‘3,800만 원’

GV80 쿠페의 장점도 분명하다. 강력한 주행 성능과 촘촘한 내장 소재, 대형 디스플레이와 브랜드 특유의 고급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있다.
반대로 268마력의 성능으로 충분하고 쿠페형 디자인과 사륜구동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누리고 싶다면 QX65의 존재감은 커진다.
결국 두 차량의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가격표다. 약 3,800만 원을 더 내고 성능과 고급감을 선택할지, 그 돈을 남겨두고 새로운 럭셔리 SUV를 선택할지 소비자의 계산은 이전보다 복잡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