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군 휴휴암 - 생명을 살리는 바다[정태겸의 풍경](33)
2022. 9. 28. 08:03
처음 이 광경을 보면 감탄을 내지를 수밖에 없다. 많아도 너무 많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표현도 적당치 않다. 물보다 물고기가 더 많다. 양식장에서도 이런 광경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강원도 양양의 휴휴암. 바닷가 바로 앞에 지어진 사찰인데, 그 역사는 짧다. 암자답게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가 푸른 동해가 내다보이는 자리에 지어진 게 시작이다. 그러다 1999년 바닷가에서 누워 있는 관세음보살 형상의 바위가 발견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작 이 절을 유명하게 만드는 건 황어 떼다. 활짝 핀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연화대라고 부른다는데, 널찍한 그 모습이 광어 같다며 ‘광어바위’라 부르는 해안가 옆으로 수천마리의 황어가 모여 있다. 생명을 살려 공덕을 짓는 행위인 방생처로 유명한 이곳을 찾은 사람은 황어에게 먹이를 주고, 그 먹이를 따라 황어 떼가 자리를 잡았다. 어른도 아이도 광어바위에 오르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런 광경을 어디서 본단 말인가. 이 너른 동해안에서도 휴휴암 앞바다는 생명을 살리는 바다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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