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공, 명상, 애니어그램으로 찾은 온전한 나
"누군가를 도우려면 먼저 내가 살아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먼저, 나를 살리는 길부터 찾기로 했습니다."
– 심미경, 심미의 온치유센터 대표
살면서 우리는 ‘나’를 잃고도 한참을 달린다. 심미경 선생님 역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누군가를 돕는 일을 업으로 삼았던 활동가였다. 그러나 몸이 먼저 신호를 보냈고, 마음이 따라 무너져버렸다. 그렇게 ‘회복’이라는 단어 앞에 다시 멈춰 선 그녀는 스스로를 살리기 위한 여정에 발을 딛게 된다. 기공과 명상, 애니어그램을 통해 ‘온전한 나’를 되찾아가는 과정. 지금은 수원에서 ‘심미의 온치유센터’를 운영하며 타인의 치유 여정을 돕고 있다.
(심미의 온치유센터 : 금곡동 757-6)
치유는 결국 나로 돌아오는 여정
Q. 지금 하고 계신 일과 센터의 활동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수원 칠보산 자락에서 ‘심미의 온치유센터’를 운영하며, 기공·명상·애니어그램을 기반으로 한 통합치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기공 지도와 명상 지도를 기본으로, 애니어그램 성향을 통해 마음의 고리를 풀어내는 치유상담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사람의 몸과 마음, 에너지와 영혼이 통합적으로 치유되는 과정을 돕기 위해 아로마, 크리스탈, 카드 등 다양한 도구도 사용합니다.
애니어그램 관련 외부 강의와 개인상담도 병행하고 있고요. 마음이 아픈 분들, 삶에서 방향을 잃은 분들이 센터를 찾으시죠. 그분들이 스스로를 알아차리고, 자기 안의 상처와 만나면서 회복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먼저 무너졌어요”
Q. 지금은 치유자로서 활동 중이신데요, 예전에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계셨다고요?
A. 20대부터 ‘한살림’ 활동을 활발히 했어요. 수원지부를 창립하고, 경기 남부 교육위원장을 맡기도 했죠. 커뮤니티 기반으로 소모임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동안 20개 이상 만들고 운영했어요. 텃밭, 반찬만들기, 친환경, 전래놀이, 책모임, 걷기, 등산, 자전거타기, 녹색평론읽기 등등.
이후 큰아들이 대안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학부모 대표로 활동하며 교육과 공동체 활동에 깊이 발을 들이게 되었어요. 큰아들이 다녔던 숲나학교는 삶 전체를 배우는 공간이었어요. 아예 대안학교를 만드는 경험도 있었는데, 운영 및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저는 사교육 수학 과외를 하면서 학교 운영비를 벌기도 했죠. 삶을 살아오면서 아주 찐한 색깔로 보여지는 2년의 시간이었어요. 계속 학교가 굴러가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학교를 끝내는 날 ‘축제’를 열었어요. 이후 잠깐 공부방도 운영했지만, 결국 ‘이제 내 삶을 살 때구나’ 하는 마음으로 교육 활동을 정리하고 전문 치유자로의 삶을 시작했죠.
그 이전까지의 경험 (한살림, 대안교육, 공동체 활동 등)은 모두 사람을 만나고 배우고 가르치는 여정이었어요. ‘배우며, 살며, 사랑하며’가 제 삶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회복을 위해 ‘나’를 가장 먼저 돌보기로 했어요”
Q. 어떻게 치유자로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A. 애니어그램은 오래 전부터 공부해왔지만, 세상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선 자격이나 기반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일반 심리학은 마음이 끌리지 않아, 결국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의 통합치유학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자아초월심리학자 사상가인 캔 윌버의 책을 번역하신 조옥경, 조효남 교수님이 계신 대학원이어서 확신을 갖고 통합치유학에 지원했어요.
그 선택은 제게 딱 맞았어요. 기공을 만나며 몸의 에너지를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명상을 통해 정신과 영혼의 흐름을 바라보게 되었죠. 조효남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조교를 맡기도 하면서 기공과 명상의 가르침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Q. 공동체적 치유는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A. 대학원에서 정준영 교수님의 ‘명상지도 교수법’ 수업 중 실습 기회가 있었어요. 3명씩 돌아가며 실제 명상 안내를 해보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었죠. 안내를 위한 텍스트도 직접 쓰고, 참가자 평가도 받고요. 배운 것을 활용하기 위해 직접 명상모임을 만들었는데 코로나 시기였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숲이나 공원에서 소수의 모임을 가졌어요.
이후엔 온라인 명상 모임으로 전환했어요. 책 한 권을 함께 읽고 명상을 나누는 커뮤니티로 발전했고, 점차 지역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온맘치유모임’입니다.
“치유는 내 안의 에너지를 다시 흐르게 하는 일이에요”
Q. 명상과 기공이 선생님께 가져다준 변화는?
A. 명상은 단순한 수행을 넘어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도구였습니다. 특히 남편과의 관계가 극적으로 변했어요. 한때 이혼 위기까지 갔지만, 명상을 통해 진심으로 ‘걸림 없는 마음’을 경험하면서 받아들이고 평온해졌습니다.
몸 또한 놀라운 변화를 겪었죠. 어릴 때부터 극심한 저질 체력과 만성피로에 시달렸는데, 기공과 명상을 통해 에너지가 돌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전에는 항상 집에만 가면 쓰러지듯 누워 있었거든요. 빈혈 수치 높고 계속 몸이 가라앉고,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원인 모른 채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가슴의 묵은 긴장, 억눌림이 풀리고, 점차 몸이 회복되었습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건강한 상태를 누리고 있어요.
“내 손 안의 명상, 누구나 삶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Q. 최근에는 ‘잠시멈춤명상카드’를 만들고 출시할 수 있다고 들었어요.
서불대(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동문 및 ‘웃는코끼리’ 명상가 그룹의 분들과 ‘잠시멈춤명상카드’를 개발하고, 제작을 하였습니다. 무려 48가지의 명상 문구가 있고 그 속에 통합명상의 핵심이 잘 담겨 있어요. 자세, 호흡, 이완, 핵심문장, 마무리까지 하나의 작은 흐름 안에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죠. 명상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카드에 적힌 문장을 반복해서 읽고, 고요히 묵상하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평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어떤 분은 아침마다 카드를 한 장 뽑아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저장하고, 틈틈이 그 문장을 되새긴대요. 그렇게 작은 리추얼이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거죠. 잠시멈춤명상카드가 ‘내 손 안의 명상’을 찾는 분들께 작은 안내서가 되었으면 해요. 누군가의 전문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 자신을 조금 더 살피고 싶은 분들에게요.
실제로 어떤 분은 가족 중 마음이 힘든 이가 있을 때, 카드를 조용히 꺼내 함께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말은 안 해도 위로가 됐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하셨어요.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그 순간의 고요와 안정이 우리 삶을 조금씩 편안하게 바꿔줄 수 있다고 믿어요.
Q.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생각하는 '치유'란 무엇인가요?
A. 저에게 치유란, “온전한 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몸도 제 에너지대로 흐를 수 있게 되는 상태. 다시 말해 ‘걸림 없는 삶’입니다. 내 마음이 얽매이지 않고, 몸도 원활히 돌아가며, 삶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그것이 제가 경험하고,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치유입니다.
덧붙이며
심미경 선생님에게 치유는 더 이상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의 가벼운 숨결, 나를 알아차리는 조용한 명상의 순간, 그리고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과의 연결. 그 모든 것이 치유의 일상이자, 삶의 본질이 된다.
그녀는 지금도 매일 기공으로 몸을 깨우고,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지금 여기에 있는 나’로 살아간다. 치유란 온전한 나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바로 오늘 이 순간부터 그 여정을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지식토스트
글쓴이 : 김소라 작가
『글쓰기로 먹고살 수 있나요? 』『타로가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오후의 시선』 『좋아하는 일을 해도 괜찮을까』 『여자의글쓰기』 『바람의끝에서마주보다』 『사이판한달살기』 『맛있는독서토론레시피』 등 15권 정도 다수의 책을 썼다.
책이 있는 명상공간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타로상담을 하고 글을 쓴다. 또한 좋아서 시작한 인터뷰로 인해 '사람'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10여년 전 타로상담을 공부한 이유 역시 누군가의 삶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때문이다. 현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심신통합치유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마음챙김 명상을 안내한다.
https://blog.naver.com/sora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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