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다행' 인명 피해 없었지만…'이번엔 라팍' 또 발생한 구조물 붕괴 사고, 폴대만 문제? 박살난 콘트리트 바닥

대구 = 박승환 기자 2025. 9. 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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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가 쓰러져있다./대구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야구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천만다행이었던 것은 관중 입장이 진행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그 어떠한 부상자도 없었다는 점이다.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팀 간 시즌 15차전 맞대결이 전격 취소됐다. KBO의 발표는 '그라운드 사정 및 기타 사유'였는데, 본질은 구장 시설물의 붕괴사고 때문이었다.

지난주부터 17일 대구에는 비 예보가 있던 상황. 오후 2시 30분 급격하게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라이온즈파크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천둥, 번개는 물론 대형 방수포를 설치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강풍까지 동반됐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17일 롯데와 삼성의 경기 개시는 불투명해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 개시 이후 시점까지 비가 예보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비가 잦아들더니, 오후 4시쯤에는 완전히 빗방울이 멈춰들었고, 기존에 있던 비 예보까지 사라지면서, 경기 개시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원정 팀이었던 롯데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으로 향했다가 이내 발걸음을 돌려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며, 경기 준비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라이온즈파크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가 관중석으로 쓰러진 것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1층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 넘어진 것은 순간적인 돌풍으로 하중을 못이겨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롯데의 한 선수가 물웅덩이를 피해 몸을 풀기 위해 외야로 나가던 중 살짝 미끄러지면서, 1루 익사이팅존 그물을 부여잡았더니, 갑자기 폴대가 관중석 쪽으로 쓰러졌다.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

이날 비가 내렸던 탓에 관중 입장이 늦춰졌던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기 전 그물망 폴대가 쓰러진 것이 되려 큰 사고를 막아낸 셈이 됐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관중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거나, 경기 중 선수들이 파울타구를 잡기 위해 그물망 또는 폴대와 충돌한 뒤 구조물이 붕괴됐다면, 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가 쓰러져있다./대구 = 박승환 기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가 쓰러져있다./대구 = 박승환 기자

폴대가 관중석 쪽으로 쓰러지게 된 것은 롯데 선수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 그물망을 부여잡았기 때문이었지만, 이점이 붕괴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긴 어렵다.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은 선수들이 경기 중 파울볼을 잡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몸을 맡기는 곳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사고는 없었다.

오히려 이 그물망 폴대는 선수들의 충돌과 강풍으로는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선 안 되는 구조물이다. 오히려 선수들과 관중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를 해줘야 한다. 이미 강풍 등으로 인해 폴대를 지지하고 있는 구조물들의 부식 또는 파손이 있었던 것을 가능성이 높다. 선수가 그물을 잡았기 때문에 폴대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라이온즈파크 그물망 폴대 붕괴 사고는 올해 초 창원 NC파크에서 일어난 비극을 떠올리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이로 인해 한 팬은 유명을 달리했다. 그리고 NC 다이노스는 한동안 홈 구장을 사용하지 못한 채 떠돌이 생활을 반복했다. 이에 라이온즈파크를 비롯해 대부분의 구단이 홈 구장의 시설물 점검을 실시했고, 보완-보수 작업들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NC파크, 라이온즈파크 등 비교적 완공된지 얼마 되지 않은 구장에서 구조물 붕괴 사고들이 발생한다는 점은 부실시공 또는 점검 및 보완-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게 만든다.

삼성 관계자는 "내일(18일) 시공팀이 방문할 예정이다. 차주 홈 경기 전 복구되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기둥은 빠짐 없이 다 체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 또한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삼성뿐만이 아니라 모든 구단에 공문을 보내서, 그물망 설치 상태와 고정 장치의 손상 여부 등 안전 점검 요청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1루 익사이팅존 그물망 폴대가 쓰러져있다./대구 = 박승환 기자

복구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18일 시공팀이 체크를 해야만 알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다. 이날 사고는 단순히 폴대만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1루 익사이팅존 안에서 본 사고 현장에서는 폴대의 하중을 버텨줘야 할 콘크리트 바닥이 부서져 있었다. 이는 폴대만이 아닌, 폴대의 지지대 역할을 해줘야 할 콘크리트 바닥까지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삼성은 오는 23일 두산 베어스,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라이온즈파크에서 홈 경기가 예정돼 있다. 해당 날짜까지 복구 작업 등이 완료되지 못한다면, 리그 일정에도 큰 타격이 생긴다. 물론 삼성의 제2의 구장인 포항구장을 이용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를 당장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대 최고의 흥행을 달리고 있는 KBO리그. 그런데 올해만 수차례 아찔한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구장 시설물들의 점검 주기를 좁히고,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팬들이 입장해 있었다면,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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