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으면 큰다면서!” 간절한 엄마들은 속았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키 크는 약, 키 크는 주사 주의보
중학생 아들을 둔 주부 김모(40)씨는 아들의 키 때문에 고민이 많다. 잘 먹어야 키가 클 텐데, 먹는 양도 적고 편식까지해 또래 보다 마르고 키도 작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키 크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먹여봤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김씨는 “시중에는 ‘키 크는 영양제’라는 수식어를 붙인 다양한 영양제가 시판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영양제를 먹이면 아이 키가 정말 크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일반 식품을 ‘키 크는 영양제’ 등으로 부당 광고한 사례가 무더기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온라인 부당 광고 259건을 적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각각 접속 차단과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자녀의 키 성장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식품이 어린이 키 성장에 효능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등 부당광고 사례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식품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259건 중 ‘키 성장’, ‘키 촉진’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만든 광고가 74.1%인 192건으로 나타났다.
‘인간 성장 호르몬 방출 자극’, ‘자연적인 뼈 성장 지원’ 등 신체 조직의 기능에 관해 표현한 거짓·과장 광고가 17.4%인 45건, 식품을 ‘신장 약’, ‘키크는 약’ 등 의약품처럼 표현한 오인·혼동 광고가 5.4%인 14건 적발됐다.
‘동생이 먹는데 요즘 키 많이 컸어요’ 등 구매후기 또는 체험기를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도 믿지 말 것을 식약처는 당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온라인 상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제품에 표시된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 크는 주사’ ‘키 크는 약’으로 불리는 값비싼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키가 정상적인 아동에 대해서는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최근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식약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이 처방하는 성장호르몬 바이오 의약품 24개 중 성장호르몬 관련 환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거친 의약품은 하나도 없었다.

2021년부터 2023년 9월까지 의료기관에 공급된 성장호르몬 의약품은 1066만개에 달한다. 의료기관에 납품된 성장호르몬 의약품의 단가는 최소 1만 2521원, 최고 135만원이었다. 약 값만 연간 1000만원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의 ‘의료기술재평가보고서-소아청소년 대상 키 성장 목적의 성장호르몬 치료’에 따르면, 40편의 국내외 관련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에 속하지 않을 정도로 작지 않은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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