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사투리 ‘어린왕자’ 출간…‘애린왕자’ ‘에린왕자’도 있다?

권나연 기자 2024. 10.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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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여수(여우)가 말혔지. 내 특벨헌 비밀을 알려주께. 무진 간단헌 겨. 맘이루 보야 혀. 중헌 건 눈이 뵈덜(눈에 보이질) 않거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설 '어린왕자'가 충남 사투리(한글)로 독일에서 출간됐다.

틴텐파스사 대표인 발터 자워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방정부와의 협업으로 이뤄진 의미 있는 사례"라며 "전 세계 어린왕자 도서 수집가는 물론 한글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남 사투리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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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독일 틴텐파스 출판사와 협업해 펴내
어린왕자 출간당시 충남 어린이 사투리 담겨
독일에서 출간된 ‘어린왕자 충남 사투리편’. 충남도

“잘 가. 여수(여우)가 말혔지. 내 특벨헌 비밀을 알려주께. 무진 간단헌 겨. 맘이루 보야 혀. 중헌 건 눈이 뵈덜(눈에 보이질) 않거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설 ‘어린왕자’가 충남 사투리(한글)로 독일에서 출간됐다.

2일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도 독일사무소와 독일 틴텐파스 출판사의 협업으로 출간된 ‘어린왕자 충남 사투리편’을 독일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충남 사투리는 충청말 연구가이자 문인인 이명재씨가 맡았다. 이씨는 어린왕자 초판이 발행된 1943년을 전후로 충남 지역 아동들이 사용하던 말과 정서를 담아냈다.

‘어린왕자’는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쓴 소설이다. 자신이 사는 작은 별에 사랑하는 장미를 남겨두고 세상을 보기 위해 여행을 온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오늘날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등은 명문장으로 꼽힌다.  

책을 출간한 독일 틴텐파스사는 언어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토착문화 보존에 힘쓰는 출판사다. 이에 전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어린 왕자’를 다양한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럽 지역 방언과 이집트 상형문자, 모스부호 등 총 219편을 소개했다.

틴텐파스사 대표인 발터 자워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방정부와의 협업으로 이뤄진 의미 있는 사례”라며 “전 세계 어린왕자 도서 수집가는 물론 한글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남 사투리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책을 활용해 독일한국어교육원,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독일의 5개 대학과 협업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는 오는 11월 개최되는 사투리 경연대회에서 백일장 주제 도서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 ‘애린왕자’와 ‘에린왕자’. 도서출판 이팝

한편, 국내 출판사인 ‘도서출판 이팝’에서도 ‘어린왕자’의 사투리편 2종을 출간했다. 경상도 사투리 버전인 ‘애린왕자’는 2020년 출간됐으며, 최현애씨가 번역을 맡았다. 이어 2021년에 나온 전라도 사투리 버전 ‘에린왕자’는 심재홍씨가 변역했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수백만 개의 별들 속에서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라는 문장은 ‘애린왕자’에서 ‘수백만이 넘는 별이사 차고 넘치지만도 그 속에 딱 한송이 밖에 없는 꽃을 누가 사랑하모, 가는 별을 보는 걸로도 행복할 끼라’로 바뀌었다. 반면 ‘에린왕자’에서는 ‘어떤 사램이 벨 수백수천만개 속에 딱 하나밲에 없는 꽃을 좋아허믄 말이여, 그저 그 벨덜을 올레 보기만 혀도 기분이 좋을 거구만요’로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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