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끊고 '이것' 먹었더니…암 발생률 최대 25% 줄었다

8만 명 조사…완전 채식, 암 발생률 4분의 1 감소
건강에 좋은 한국식 반찬 모음. / bonchan-shutterstock.com

육류와 유제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식단이 암 발생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대규모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15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대학교 연구팀은 북미 지역 성인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 관찰한 끝에 완전 채식주의자의 암 발생률이 일반 식단을 유지한 사람보다 25% 낮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는 식습관이 다른 여러 그룹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완전 채식, 락토-오보 채식, 페스카테리언, 일반 식단 유지자 등으로 분류해 암 발생률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채식 그룹을 평균했을 때 암 발생 위험은 12% 감소했으며, 완전 채식 그룹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암 종류별로는 대장암 21%, 위암 45%, 림프종 25% 줄어드는 양상이 확인됐다.

채식 방식에 따라 달라진 암 예방 효과

식단에 따라 효과는 달랐다. 우유와 달걀을 섭취하는 락토-오보 채식주의자는 혈액암 발생률이 낮았으며, 일부 해산물을 섭취하는 페스카테리언은 대장암 발생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채식 그룹이 전반적으로 체질량지수가 낮고 음주·흡연 비율이 적으며 신체 활동량이 많다는 특징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습관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해도 식단 자체가 암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즉, 생활습관 차이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채식만으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채식 식단은 붉은 고기나 가공육에 들어 있는 발암물질의 노출을 크게 줄인다. 고기 조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과 N-니트로소 화합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발암물질로, 장기적인 노출 시 대장암과 위암 위험을 높인다. 채식을 하면 이 물질들의 섭취량이 사실상 ‘0’에 가깝게 줄어든다.

또한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 C, 비타민 E, 폴리페놀, 카로티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단쇄지방산(SCFA)을 생성하고, 장내 환경을 염증 억제 방향으로 유지한다.

열량 밀도가 낮은 식단 특성도 중요한 요소다. 채소와 곡물은 같은 부피라도 칼로리가 낮아 과식 가능성을 줄이고, 체중 증가를 억제한다. 비만은 여러 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체중 관리 효과가 곧 암 예방으로 이어진다.

호박무침. / Brian Yarvin-shutterstock.com

고기 줄이고 채식 시작할 때 기억하면 좋은 방법

완전 채식은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를 골고루 포함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두부, 병아리콩, 렌틸콩, 완두콩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락토-오보 채식과 페스카테리언도 육류 섭취를 줄인다는 점에서 유사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채식으로 전환하면 비타민 B12, 철분, 아연, 오메가3 지방산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 경우 해조류, 영양 강화 식품, 견과류, 아마씨, 치아씨드, 보충제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8월 1일자에 실렸다. 조사 기간이 8년에 달하고 참여 인원이 약 8만 명에 이르는 만큼,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 특히 생활습관 변수를 제외한 상황에서도 식단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확인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연구는 향후 공공 보건정책이나 식이 가이드라인 개정 시 참고 자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대규모 인구 집단에서 육류 섭취를 줄이는 캠페인이나 채식 중심 급식 도입이 장기적으로 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식단 전환은 한 번에 모든 육류를 끊기보다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 채소·통곡물 비중을 점차 늘린다. 장을 볼 때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먼저 담고, 하루 한 끼 이상은 육류 없이 구성하는 방식이 좋다.

여름철에는 오이, 토마토, 가지, 옥수수, 수박 등 제철 농산물을 활용하면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곡물 샐러드, 채소 비빔밥, 렌틸콩 수프처럼 간단하면서도 포만감 있는 메뉴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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