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에 쇠 긁는 소리 울려”…北 대남 확성기에 고통받는 강화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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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긁는 소리, 늑대 우는 소리 같은 기괴한 소리가 하루 20시간씩 마을에 울려 퍼지는데, 도저히 미쳐서 살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의 안효철(66) 이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체불명의 기괴한 소리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초등학생인 손녀딸은 대통령에게 편지라도 써서 소리가 안 들리게 해달라고 한다"며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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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의 안효철(66) 이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체불명의 기괴한 소리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 초등학생인 손녀딸은 대통령에게 편지라도 써서 소리가 안 들리게 해달라고 한다”며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호소했다.
강화군 접경지역에서는 올 7월경부터 북한의 대남 확성기에서 나오는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강화군에서도 북한과의 거리가 2㎞ 정도로 가까운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등 3곳에서는 주민 4600여 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3개면 전체 주민(약 8800명)의 약 절반에 달한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오물 풍선에 이어 한국의 대북 확성기 소리를 상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남 확성기 소음 공격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기본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가축 피해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송해면에서 40년 가까이 사슴과 염소 등을 키우고 있는 안순섭 씨(67)는 “7월쯤부터 사슴과 염소들이 계속해서 죽은 새끼를 낳고 어미들도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평생 처음 겪는 일”이라며 “처음에는 그저 날씨가 더워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소음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피해자 커지자 인천시는 국방부와 행정안전부에 피해 보상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또 소음 피해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소음 영향권의 가축 농가를 대상으로 질병 유발성 여부도 검사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방송을 상쇄하기 위해 백색소음을 송출하는 방안 등도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등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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