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스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가 시장이 관세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주요 통화, 정치와 지정학적 질서의 붕괴를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달리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 계정에 투자자들이 관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생에 한 번이나 있을 만한” 변화를 놓치고 있다며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무시하면 앞으로 닥칠 보다 큰 충격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리오의 주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며 글로벌 증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달리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의 배경으로 과도한 기존의 부채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새로운 부채를 지목했다. 그는 미국이 대규모의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부채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과 같은 채권국은 미국과 같은 차입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에 중독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은 어떤 방식으로든 조정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은 통화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리오는 “세계화가 퇴보하는 시대에 주요 국가들 간 신뢰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무역 불균형과 자본 불균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명백히 모순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필요한 물자가 끊길까 걱정하고 있고 중국은 받아야 할 돈을 못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달리오는 교육, 기회, 생산성, 소득, 부, 가치관 등에서의 격차가 민주주의 시스템의 붕괴와 독재 지도자들의 부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정학적으로는 과거 미국이 주도하던 다자주의적이고 협력적인 세계 질서가 점차 일방적이고 미국 우선주의의 접근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0시 1분(미 동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전 세계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가 발효됐다. 다만 트럼프는 이날 상호관세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에 90일간 10% 기본관세만 매기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즉각 125%로 올리기로 했다. 이 결정은 중국이 미국의 104%의 관세 부과에 84%의 보복관세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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