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 파키스탄, 전 총리 지지 시위 번지자 휴교령·통신 끊으며 강경 대응
파키스탄에서 전(前) 총리 지지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열고 수도로 행진하려 하자 파키스탄 경찰이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고 진입로를 막았으며 모바일 통신을 차단하는 등 충돌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현재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지지자 수만 명은 전날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부 지역 스와비에 모여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현지 언론은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최근 몇 달 사이 벌인 시위 중 가장 큰 규모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위를 이어가겠다며 버스와 트럭 등을 이용해 수도로 진입하려 했다.
이에 파키스탄 당국은 이슬라마바드 진입로에 수천 명의 경찰을 배치해 시위대를 막아섰고,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또 수도로 들어올 수 있는 주요 고속도로에 컨테이너를 쌓아 진입을 막았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휴대전화 통신과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모신 나크비 내무부 장관은 “집회를 여는 것은 그들의 권리지만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며 “(시위 금지를 무시할 경우) 관용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크비 장관은 또 기자들에게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무기를 들고 있다며 “그들이 이슬라마바드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오는 15일부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다.
파키스탄 당국은 수도에 군대를 투입, SOC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칸 전 총리는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전쟁은 결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지지자들에게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수도로 들어와 의회 앞에 모일 것을 독려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 총리 취임 후 파키스탄 ‘실세’인 군부와 마찰을 빚다가 2022년 4월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8월 총리 재임 시절 외국 등에서 받은 선물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받아 수감 중이다.
지난 2월 총선에서 그를 지지하는 무소속 후보 진영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해 연립 정부를 구성하려 했지만, 칸 전 총리의 정적인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다른 정치 세력들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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