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오래된 옷장을 정리하겠다며 옷을 꺼내 놓았습니다. 안 입는 옷은 버리자고 하기에 그러라고 했습니다.한참 뒤에 보니 한쪽에 따로 놓인 옷 몇 벌이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싶어 들여다보다 말이 멈췄습니다.

버리지 않고 남겨 둔 옷
남겨 둔 옷은 대부분 오래되어 입기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색이 바래고 소매가 낡은 옷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어떤 날과 연결된 옷이었습니다. 첫 출근하던 날과 아이 졸업식 날의 옷이었습니다. 아내는 그것들을 따로 개어 두었습니다.

물건에 남은 시간
옷 자체가 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옷을 입던 시절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힘들었던 시기를 함께 지나온 흔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손이 쉽게 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물건에는 그렇게 시간이 붙어 있습니다.

같이 지나온 시간이 있습니다
오래 함께 산 사이에는 설명이 필요 없는 기억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같은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 기억이 관계를 붙잡아 주기도 합니다. 그날 아내와 옷을 놓고 오래 이야기했습니다. 정리하려던 시간이 오히려 채워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버리지 못한 옷 몇 벌에 지나온 세월이 담겨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다 보면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오늘 배우자와 옛날 이야기를 한 번 나눠 보시면 어떨까요. 같이 지나온 시간이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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