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는 늘었다는데, 청년들은 왜 일할 곳이 없을까?”.. 노인 일자리는 급증, 고용 양극화의 진실은?
'쉬었음' 청년층 급증…구직 포기·불안정한 고용환경 심화
고령층에 취업자 쏠려...세대 간 ‘고용 불균형’ 위기감 고조
지난 9월 취업자 수가 14만4000명 늘었지만, 산업별·세대별 고용시장의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 수십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청년층의 구직 포기 현상이 급격히 늘어난 실정입니다.
반면 고령층의 고용만 증가해 고용시장의 불균형만 두드러지면서 세대간 갈등 우려마저 키우는 모습입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살 이상 취업자는 2,884만 2,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8월(12만 3,000명)에 이어 석 달째 10만 명대를 기록했습니다. 30만 명을 웃돌던 연초 흐름과 비교하면 고용창출력이 확연한 둔화 양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종별로 건설업에서만 1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져 2013년 10차 산업 분류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는 수주 감소로 이어지며 건설업 고용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5개월째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고, 이 같은 추세는 건설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소매업에서도 10만 4,000명 취업자가 감소해 7개월 연속 일자리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자상거래와 무인 판매의 확산, 그리고 내수 부진이 도소매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됩니다.
더 큰 문제는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 응답자 급증으로 보고 있습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쉬었음’ 응답이 6만 9,000명 증가해, 4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하는 현상이 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 현상은 심각한 사회적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나 취업 의욕이 사라지고 구직활동을 중단한 청년이 급증하면서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이는 진정한 고용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9월 고용 증가의 주 세력은 고령층으로, 60살 이상 취업자는 27만 2,000명 늘어난 반면, 15살~29살 청년층은 16만 8,000명, 40대는 6만 2,000명이 각각 감소했습니다.
또 청년층 고용률은 45.8%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50대 고용률도 0.3%p 하락한 77.6%로 나타났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층의 노동 시장 참여는 증가한 반면 청년·중년층 일자리는 오히려 사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인구 감소로만 설명할 수 없는, 심각한 고용 구조 문제를 시사하는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세대 간 고용 격차는 실업등 일자리 문제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청년층의 고용 절벽은 사회 전반의 활력을 저하시킬 위험이 크다는 시각이 나옵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의 필연적인 결과일 수 있지만, 세대 간 고용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청년층과 중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5만 4,000명 증가한 가운데, 특히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인구는 6만 2,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육아’를 이유로 한 비경제활동인구는 12만 2,000명 줄었습니다. 가정 내 역할 분담의 변화와 육아 부담의 감소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업자는 62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3만 9,000명 감소했습니다. 실업률은 2.1%로 0.2%p 하락해 1999년 이후 9월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업자가 줄었다기보다는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고용 시장에서 아예 이탈한 인구가 늘면서 실업률이 인위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겉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고용 시장의 이면이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말”이라면서 “산업 구조 변화와 세대 간 불균형, 청년층의 구직 포기는 고용 구조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질적 고용 회복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없으면, 고용 시장의 미래가 더 불확실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와 산업 재편에 긴급히 대응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더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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