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서 ‘패싱’된 한반도 의제… 부담 가중된 ‘페이스메이커론’

김태욱 2026. 5.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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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14∼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의제가 사실상 협상 테이블에 배제됐다. 북·미 대화를 축으로 하면서 한국 정부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틀간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의견이 오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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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페이스메이커’ 한계 “다자 채널 돌파구 필요”
트럼프 전략적 관심 중동에 집중
한반도 현안 후순위로 밀릴 우려
‘한국 중재·조정 역할’ 입지 좁아져
전문가 “차가운 평화 안정적 유지
한반도 긴장 관리 변화 모색해야”
李, 트럼프와 통화 양국 현안 논의

중국 베이징에서 14∼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의제가 사실상 협상 테이블에 배제됐다. 북·미 대화를 축으로 하면서 한국 정부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이재명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틀간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관련 의견이 오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등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서 “시 주석과 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김정은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강력히 희망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시 주석을 만나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역할을 당부하며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한반도 현안의 존재감이 약화되는 흐름에서도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예상했던 바라며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미 간 어떤 일이 생길 것이란 기대가 많이 있었지만 정부는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론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현실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페이스메이커 한국’의 중재·조정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외교가에서는 정부가 현실적인 한반도 정세 관리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는 ‘차가운 평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다자외교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는 유엔이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다자 소통 채널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사진기자단·세계일보 자료사진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양국 경제·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통화를 갖고 양국 주요 현안과 관련, 한·미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번 통화는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 결과 청취를 목적으로 요청해 성사됐다.

김태욱·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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