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결혼식 날 아침, 신부 대기실은 하객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런데 사진 촬영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걱정되는 마음에 대기실 뒤편 복도로 가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본 광경에 저는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사라진 신부
메이크업을 마친 딸은 잠깐 바람을 쐬고 오겠다며 나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사회자와 사진사가 신부를 찾기 시작하자 저도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저는 드레스 자락을 찾아 복도 끝까지 걸어갔습니다.

복도 끝에서 본 광경
복도 끝 창가에는 딸이 아버지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무뚝뚝하기만 하던 남편이 딸의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딸은 그런 아버지를 다독이고 있었습니다. 평생 눈물 한 번 보이지 않던 남편의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식이 끝난 뒤
잠시 뒤 두 사람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대기실로 돌아왔습니다. 결혼식은 무사히 끝났고 딸은 환하게 웃으며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날 밤 남편은 딸 방에 한참 앉아 있다가 나왔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남편 곁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남편의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습니다.

자식을 떠나보내는 날 부모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에는 깊은 사랑을 품고 있습니다.오늘은 곁에 있는 가족에게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짧은 표현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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