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치로 결정한 보금자리 광장동 리모델링 주택

HOUSE STORY

하늘로 치솟는 듯한 아파트 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끼고 아끼며 ‘영끌’을 외치던 사람들의 포기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광장동 주택의 건축주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은퇴 시기에는 주택살이를 하리라’ 막연하게 목표했던 인생 계획을 떠올리며 과감하게 도심 주택을 노리기로 했다. 신축은 아무래도 여건상 어려웠기에 구옥을 찾아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글 사진 남두진 기자│자료 ㈜본종합건축사사무소·구해줘홈즈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광진구 광장동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대지면적 149.0㎡(45.07평)
건축면적 77.43㎡(23.42평)
연면적 209.35㎡(66.33평)
지하 15.53㎡(4.69평)
1층 76.57㎡(23.16평)
2층 70.98㎡(21.47평)
다락 46.27㎡(13.99평)
건폐율 51.38%
용적률 130%(지하층 용적률 산정 제외)
설계기간 2021년 8월 ~ 2022년 2월
시공기간 2022년 3월 ~ 2023년 6월

설계 본종합건축사사무소
02-555-2303 bornarch@naver.com
인스타그램 @born_architecture_
시공 우인디자인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럭스틸)
외벽 - 롱브릭벽돌타일, 합성목재루버
데크 - 고밀도합성목재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벽지, 자작나무합판
내벽 - 친환경벽지, 자작나무합판
바닥 - 원목마루, 포세린타일
단열
지붕 - T210 준불연압출법보온판
외벽 - T100 준불연압출법보온판 보강
도어
현관 - 방화문(예다지)
방문 - 영림도어
창호 시스템도어(KCC)
주방가구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이곳저곳 열심히 발품을 판 끝에 광나루역 뒤쪽에 위치한 2층 규모의 구옥을 발견했다. 직장이 있는 성수동으로 가는 출근길도 간편했고 주변에는 학교나 아기자기한 카페가 있어 동네 분위기가 정겨웠다. 무엇보다 서울 시내에서 보기 드물게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하늘과 그 뒤로 펼쳐지는 산세가 고즈넉했다. 그렇게 가족들을 열심히 설득한 끝에 건축주는 평생 보금자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실내는 현관으로 들어와 중문과 전실을 거쳐 진입할 수 있다.
실내는 현관으로 들어와 중문과 전실을 거쳐 진입할 수 있다.

자연 끌어안고 프라이버시 안겨준 공간
현재 1층은 세입자가 들어와 지내고 있고 건축주의 집은 2층부터 시작된다. 계단을 올라 현관과 중문을 거쳐 실내로 진입할 수 있다.
2층은 거실과 주방·식당이 중심에 자리한다. 실제로 넓은 면적이 아니지만 답답한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수직으로 튼 보이드(오픈 실링) 구조 덕분이다. 거실의 일부를 오픈하고 지붕에는 천창을 계획해 시선 끝이 천창 너머 하늘에 닿는다. 사실 거실과 주방·식당은 방으로 구분돼 있었다는데 현재 모습을 보면 보이드 구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2층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을 중심에 배치했다. 특히, 거실은 보이드 구조를 통해 협소한 공간감을 덜었다. 정면의 창과 지붕의 천창을 통해 햇살은 부드럽게 스미고 시선 끝은 하늘에 닿는다.
2층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을 중심에 배치했다. 특히, 거실은 보이드 구조를 통해 협소한 공간감을 덜었다. 정면의 창과 지붕의 천창을 통해 햇살은 부드럽게 스미고 시선 끝은 하늘에 닿는다.

거실은 반 외부공간인 발코니로 이어지고 발코니 끝에는 작은 테라스가 위치한다. 이곳은 완전히 오픈하기보다 일부 개구부를 낸 가벽으로 처리해 정면에서 봤을 때는 또렷한 첫인상을 전하고, 동시에 적절하게 차단된 시야를 통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안락함도 느낄 수 있다.
한편, 2층은 전체적으로 모노 톤의 마감재를 사용해 밝고 정오의 햇살이라도 깊게 스밀 때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구들도 비슷한 톤으로 맞춰 시선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거실을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며 건축주의 아내가 설명을 덧붙였다.

반 외부공간인 베란다는 거실에서 이어진다. 끝에는 가벽을 더한 테라스가 위치하며 일부 개구부를 통해 인접 주택과의 시야는 적절하게 차단하되 아차산 뷰의 집중도를 높였다.
반 외부공간인 베란다는 거실에서 이어진다. 끝에는 가벽을 더한 테라스가 위치하며 일부 개구부를 통해 인접 주택과의 시야는 적절하게 차단하되 아차산 뷰의 집중도를 높였다.

“소파의 이쯤에서 보면 거실 창하고 지붕 천창으로 하늘이 보이거든요. 가끔 정신 차려보면 저도 모르게 이렇게 다리 쭉 뻗고 누워 있더라고요.(웃음)”
직접 시범을 보이는 아내 모습에 “그래서 당신이 그렇게 누워 있던 거구나”하는 건축주의 맞장구를 보며 리모델링은 성공적이었다고 다시 한 번 직감했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모노 톤인데 가구까지도 비슷한 톤으로 맞춰 더욱 밝고 깔끔한 분위기를 가진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모노 톤인데 가구까지도 비슷한 톤으로 맞춰 더욱 밝고 깔끔한 분위기를 가진다.

사람에 공간이 맞춰진 새로운 경험
2층이 가족의 공용 공간이자 부부 공간이라면 다락은 두 사람의 자녀가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다. 복도 한쪽에는 아담한 멀티 공간을 마련했고 하나의 방으로 구분한 자녀 침실도 배치했다. 침실은 넓진 않지만 천창을 하나 계획해 마치 비밀 아지트와 같은 분위기를 가진다.
이 밖에도 작은 기도실도 더하고 옥상을 활용한 야외 테라스도 계획했다. 야외 테라스는 멀리 아차산 산세가 보이고 높은 건물이 많지 않던 이곳 주택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공간으로, 때로는 바비큐 파티를 하거나 때로는 테라스 카페처럼 즐기는 등 프라이빗한 가족만의 공간으로서 알차게 사용하고 있다.
2층에 모노 톤 자재를 적용했다면 다락은 목재를 사용했다. 특히, 자녀가 이곳에서 지내며 아토피가 많이 나아졌다며 다시 한 번 리모델링을 통한 주택살이를 선택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건축주 부부 두 사람이 그중에서도 만족하는 점은 바로 자녀의 모습이다.

전실 쪽에 배치한 공용 욕실
협소한 공간감을 덜고자 계단실 또한 뚫린 난간으로 계획하는 등 시야의 부담이 적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누리는 생활의 소중함을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새삼 깨달았어요. 아파트처럼 공간에 사람이 맞춰 지내는 것이 아닌 사람에 맞춰 공간이 계획돼야 하는 것이죠. 아이 본인도 이 집이 마음에 들었는지 건축가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다락은 자녀가 활동하는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목재로 마감한 덕분에 아토피가 많이 나아졌음은 물론 분위기 전환도 이룰 수 있었다.
다락은 자녀가 활동하는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목재로 마감한 덕분에 아토피가 많이 나아졌음은 물론 분위기 전환도 이룰 수 있었다.

촬영을 위해 실내를 둘러보며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몇 개의 천창이다. 단순히 협소한 공간감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리라 짐작하며 건축주에게 여쭈니 조금 더 의미 있는 답변을 줬다.

넓지는 않지만 경사지붕이나 천창 등 마치 비밀 아지트와 같은 분위기의 자녀 침실

“우연히 한국 건축의 1세대인 김수근 건축가의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달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그게 저에게 인상이 깊었나 봐요.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협소한 공간감을 탈피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공간을 비슷하게나마 구현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기도실

그때 건축주의 아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집의 천창만큼 중요하다며 또 하나의 비밀을 알려줬다.

옥상도 야외 테라스로 활용했다. 바비큐 파티나 테라스 카페로 즐기는 등 가족만의 더욱 프라이빗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모든 주부가 공감하겠지만 집에서 수납이 참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군데군데 수납장을 넣어 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했어요. 집이 넓어 보이기도 하고 깔끔해 보이는 데 한몫을 한 거죠. 이렇게 대놓고 보이는 곳도 있지만 심지어 이런 곳도 수납장이에요. 모르셨죠?(웃음)”
건축주의 아내가 누르자 시계와 월패드가 붙어 있던 벽이 ‘딸깍’하고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