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해외수재 비중 33% '껑충'…금감원장이 밀어준다

(사진=코리안리)

코리안리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재보험 수재(다른 보험회사의 보상책임을 인수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 3분기 코리안리의 해외 매출액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도 이 같은 행보를 뒷받침한다. 이주부터는 금융감독원장의 런던 출장에 동행해 해외 재보험 시장 개척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11일 <블로터> 취재 결과 코리안리의 올 3분기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해외 수재 보험료의 비중은 33%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규모가 확대됐다. 코리안리의 '해외 집중'이 성과로 드러난 셈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블로터>에 "3분기 기준으로 이익의 반 정도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승세를 탄 코리안리의 해외 수재 실적은 '금융감독원 효과'로 추동력을 더할 전망이다. 코리안리는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해외 투자설명회(IR)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우리나라 6개 금융회사 대표(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생명, 코리안리)가 참여한다.

코리안리가 금감원장의 해외 IR에 동행하는 것은 두 번째로 이는 보험사 중 유일하다. 보험업권을 제외하고는 미래에셋증권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런던 IR에 연속으로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코리안리가 해외 IR 행사에 여러 차례 동행하는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가 금감원장의 IR 일정에 수차례 참여하는 것은 해외 비즈니스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 따른다. 앞선 싱가포르 IR에서 코리안리는 공식적인 일정을 마무리한 후 해외 고객에게 브랜드 CI 변경을 안내하는 행사를 가졌다. 코리안리가 원종규 대표 취임 후 세계 10대 재보험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등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재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직면한 것과 달리 해외 재보험 시장은 규모가 크므로 영업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대내적 환경은 해외 재보험 수재 규모 확대와도 연결된 셈이다.

지난해 미국 중개법인을 설치한 코리안리는 미국 전역으로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올 6월 말 기준 코리안리의 수입보험료를 살펴보면 해외수재 보험료(1조2580억원)가 전체 수입보험료(3조8205억원)의 3분의 1에 육박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648억원)에 비해 1년 사이 수입보험료 규모가 2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코리안리는 원 대표가 취임한 2013년 이후 꾸준히 해외 거점을 신설해 왔다. 코리안리는 지난 2021년 미국 중개법인을 뉴저지에 설립하고, 뉴욕 주재 사무소는 폐쇄했다. 미국 재보험 시장은 해외 재보험 시장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재보험사 거점이다. 코리안리가 주재 사무소를 닫은 것은 주재 사무는 보험영업을 할 수 없으나 중개법인은 대면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설립이 가능해 효율성도 높다.

원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금감원 주도의 해외 IR에 참여하면서 보험업계 CEO로서는 가장 많이 참여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이 답보 상태를 유지하면서 해외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국내 재보험사들의 공동재보험 계약이 더 이상 체결되기 힘들기 때문에 해외 수재를 늘려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리안리의 공동재보험 계약이 체결됐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고 수입보험료에서 공동재보험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적다고 알고 있다"며 "해외 재보험 시장에 답이 있다고 본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코리안리는 이후에도 해외 재보험 수재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익 규모 면에서 해외 수재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해외 매출이 수입보험료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데 이어 이익 규모는 수입보험료 대비 더욱 큰 상황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해외 매출(수입보험료) 비중이 높고 이익 또한 해외에서 크게 창출되고 있어 해외에 집중적으로 진출을 하고 있다"면서 "국내 재보험 시장은 성장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