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려줌] <원정빌라> (The Unrighteous, 2024)

김선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 <원정빌라>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세대 주택을 배경으로,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공포로 뒤바뀔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재개발을 앞둔 낡은 빌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203호에 사는 '주현'(이현우)은 아픈 어머니와 조카를 돌보며 은행 경비 일과 공인중개사 시험을 병행하는 성실한 청년이다.
무능했던 아버지와는 다르게 살겠다는 다짐으로 책임감 있게 가족을 보살피는 그는 빌라가 재개발되어 좋은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을 꿈꾼다.
하지만 303호에 사는 이웃 '신혜'(문정희)와의 갈등이 그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뜨린다.
공동생활에서 자신의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빈축을 사는 '신혜'는 특히 주현과 주차 문제, 층간소음 등으로 잦은 마찰을 빚는다.
'주현'은 결국 소심한 복수로 '신혜'의 우편함에 불법 전단지를 꽂아 넣게 되고, 이 작은 행동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의 도화선이 된다.
상황은 더욱 기이하게 전개된다.
갑자기 '신혜'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주현'에게 다가오기 시작하고, 동네 약국의 약사 '유진'(방민아)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도 등장한다.
빌라 주변을 맴도는 '유진'은 위험에 빠진 '주현'에게 접근하지만, '유진'의 진짜 의도는 알 수 없다.
평범했던 일상은 점차 공포스러운 상황으로 변모해 가고, '주현'은 꺼림칙하게 변해가는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김선국 감독은 자신의 실제 빌라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구축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빌라에 살고 있다. 그러면서 제가 느꼈던 것들을 많이 반영했다"라며, "빌라는 주차 공간도 좁고 그런 자질구레한 갈등이 많다. 그런 것들이 전체를 잠식하게 되면 어떨까 생각하다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좁은 주차 공간을 둘러싼 다툼, 층간소음 문제 등 현대 도시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갈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낸다.
이러한 일상적인 갈등이 서서히 공포로 발전하는 과정은 매우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원정빌라>의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단연 이현우와 문정희의 연기 대결이다.
이현우는 겉으로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어 보이지만 내면에 분노와 야망을 품은 '주현' 역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특히 극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감정 폭발 장면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된다.
문정희는 이기적인 이웃에서 미스터리한 인물로 변모하는 '신혜' 역을 소화해 낸다.
'신혜'가 보여주는 극적인 변화는 관객들에게 예측불가능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방민아가 연기하는 미스터리한 약사 유진까지 더해져 극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된다.

문정희는 캐릭터 해석에 대해 "영화가 가진 종교의 색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평범한 주부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이기적인 상징처럼 특별하게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특히 섬뜩한 연기에 대해 "스릴러다 공포다라는 설정을 하기보다는 극적인 상황이 '신혜'를 그쪽으로 몰고 가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들이 그렇게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방민아는 첫 공포물 도전에 대한 소감을 전하며 "첫 장르물 도전이어서 <원정빌라>가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유진'이라는 인물이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그 지점이 매력적이고도 어려운 부분이었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눴다.
한편, 제작진은 부산 사하구 당리 2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실제 촬영을 진행했다.
이미 주민들이 떠난 빈 건물이지만, 세밀한 프로덕션 디자인으로 실제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구현해 냈다.
특히 위아래 층 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빌라의 구조적 특성은 영화의 긴장감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원정빌라>는 최초로 후반 작업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한 한국 상업영화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본편 편집, 음악 제작, 엔딩 타이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약 30%의 제작비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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