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당진송악물류단지 조성사업'이 미분양 우려에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증액과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새 대주단이 기존 대주단의 대출채권을 인수한 덕분이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당진송악물류단지㈜는 최근 1350억원이던 기존 PF의 한도를 늘리고 만기도 2027년 6월26일로 연기한 신규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기존 대출은 트랜치A 1000억원, 트랜치B 300억원, 트랜치C 100억원 한도다. 만기는 2021년 8월27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약 4년7개월이었다.
당진송악물류단지㈜는 충남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 880 일대 57만㎡의 부지에 물류창고와 주택, 상업시설, 공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준공 이후 충남도를 대표하는 유통형 물류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KB증권은 2021년 사업장 대출을 주선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책임준공을 보장하고 KB부동산신탁도 신탁수익 2459억원에 대한 보증을 제공한 상태다.
기존 대출은 트랜치A 대주로 KB증권, 에이블당진제일차, 산은캐피탈이 참여했다. 트랜치B 대주는 와이케이송악제일차와 신한캐피탈, 트랜치C는 웰릭스캐피탈이다. 케이비와이즈스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8호는 트랜치A와 B에 총 400억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은 누적 분양수익 기준 10%를 겨우 넘기며 부진했다. 시행사의 최대주주인 서반, 2대주주인 삼화양행이 2023년 말 미분양분에 대한 매입의무 확약을 이행했으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당진송악물류단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KB증권을 비롯한 대주단은 물류센터 시장 침체를 의식해 올해 6월 그들이 지정한 제3자에게 사업권 매각을 요청하는 특약을 추가하며 상환을 압박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곳은 대신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대신 측 계열사인 대신자산운용이 설정한 대신일반사모투자신탁제2504호(784억원)와 삼성증권의 에프엔송악제일차(319억원)가 기존 대주단의 대출잔액 1103억원을 동순위로 인수했다. 두 증권사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이용해 397억원을 시행사에 후순위로 추가 대여하며 숨통을 틔웠다.
기적적인 리파이낸싱으로 사업은 준공까지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준공 이후에도 상환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신탁수익에 대한 보증을 선 KB부동산신탁은 사업장 채무를 인수하거나 시행사 대신 상환해야 한다.
김호연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