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건재' 라닉스, 헬스케어 시장서 찾은 ‘센서 활용법’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 라닉스가 올해 실적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다만 무선통신과 보안 분야의 핵심 기술이 건재한 가운데 새로운 시장에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레이더센서’ 관련 기술을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 접목하며 신규 시장에서 활로를 찾았다. 최근에는 시장에서 다양한 협력관계를 확보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라닉스는 20년 넘게 시스템반도체 업계에서 살아남았다. 국내 팹리스(반도체설계회사)들이 대부분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지만 이 회사는 기술을 앞세워 버텼다. 하이패스용 단거리전용통신(DSRC)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해 점유율을 유지해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캐시카우인 하이패스 사업이 부진해지면서 전체 매출도 감소했다.
라닉스는 추가 캐시카우를 창출하기 위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미 지난 2020년부터 노인층 대상의 응급구조 단말기 ‘엠펄스(mPERS)’를 개발하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었다.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가 주목한 기술은 자동차용 레이더센서다. 레이더센서는 차량 뒷좌석 탑승자의 호흡과 심박수, 생체 움직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개발됐다. 이는 최근 헬스케어에서 접점을 찾기 시작했다.
레이더센서는 지속 가능한 케어와 감지가 필요한 노인들의 맞춤형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심박과 자세를 감지하는 ‘60GHz 레이다’와 생체정보를 담은 스마트워치, 근육량과 골추정량을 측정하는 스마트체중계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는 요양원과 실버타운, 주간보호센터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라닉스는 헬스케어 사업 확장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루하마린테크와 일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올 9월에는 헬스맥스와 공공사업 및 기업간거래(B2B)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수요 기반 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에서 협력하고 공동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라닉스 관계자는 “2020년부터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며 “개발을 완료한 후 전시회에 참가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자 다양한 협업 기회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용 레이저센스 기술은 요양원 등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라닉스는 통신과 보안 부문에서 차별화된 성장사업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대표 제품인 하이패스용 통신칩으로 수익을 내고 있으며, 핵심 기술인 5G 차량사물통신 기반으로 솔루션을 개발했다. V2X 제품은 통신 모뎀칩, RF칩, 보안칩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까지 포함된 토털 솔루션으로 제공된다. 모뎀과 AP라는 2개의 무선 네트워크 프로세서를 채택해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사이버보안 솔루션도 점차 주목받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 보안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라닉스는 V2X칩에 보안기술을 접목해 개발했고 차량·국방용 보안 솔루션 부문 등의 제품을 갖췄다. 최근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보안기술인 양자내성암호(PQC) 지식재산권(IP)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연산력이 뛰어난 만큼 보다 강력한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
라닉스는 “최근 자동차 보안 부문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관련 이슈가 확대되는 가운데 신규 수요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