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착정보 '먹통' 이유 있었다…6년 넘게 '모르쇠'

하혜빈 기자 2024. 9. 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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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담당 민간 업체, 광고료 등 160억 체납
서울교통공사도 '책임회피' 지적
[앵커]

지하철역마다 다음 열차가 몇 분 뒤 도착하는지 알려주는 '도착정보표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유독 지하철 2호선에선 고장 나거나 꺼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니 담당 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관리도 수리도 하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하혜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입니다.

다음 열차가 언제 들어오는지 알려주는 전광판인데요.

이렇게 고장이 나서 열차 도착 정보를 확인할 수 없게 됐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출퇴근길, 시민들은 조바심이 납니다.

[김나연/경기 성남시 : (전광판이) 거의 항상 꺼져 있던 것 같아요. 혹시 몰라서 막 뛰어왔는데 문 앞에서 놓친 경우도 있고요.]

[이창윤/경기 김포시 : 지하철을 이용하는 이유가 어쨌든 시간의 정시성 도착을 통해서 제가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잖아요. 이용할 때 많이 불편하죠.]

그런데 2호선 도착정보표시기를 관리하는 업체는 2018년부터 광고료를 6년 넘게 안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체료까지 합치면 130억원 가까이 체납된 겁니다.

경영난에 빠졌다는 게 이유였는데 지난해부터는 아예 사람이 없다며 기계가 고장 나도 수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2호선 도착정보 표시기 고장신고는 급증했습니다.

지난 4년간 고장 신고는 319건으로 다른 호선에 비해 최대 30배나 많았습니다.

계약서에 따르면 광고료를 3개월만 체납해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관리의무가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올 7월에서야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사의 안이한 대응으로 시민 불편만 키웠다는 질책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황운하/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늘 적자를 호소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정작 이렇게 민간 업체와의 계약에서는 수십억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공사 측은 대처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관리 업체가 계약 내용에 대해 소송을 하는 등 꾸준히 공사와 갈등을 빚어왔다"며 "체납금은 모두 받아낼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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