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영웅에서 대담한 영웅으로…대권 도전 삼성의 기본 조건인 김영웅의 성장

김하진 기자 2025. 12. 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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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제공

내년 시즌 대권을 노리는 삼성은 50홈런을 쏘아올린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타자 최형우를 영입했다. 강점인 타선을 내년에도 내세우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여기에 또 필요한 요건이 있다. 기존 자원들의 성장이다. 그 중에서도 프로 데뷔 4년차를 소화한 김영웅(22)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영웅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2경기 타율 0.200,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타율 0.250 1홈런에 그쳤지만 예열을 마치자마자 거침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625 3홈런 12타점 등을 기록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6회와 7회에 연이어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시리즈를 5차전으로 끌고가는데 기여했다. ‘해결사’의 면모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2022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영웅은 프로 데뷔 당시만해도 박진만 삼성 감독이 기를 살려주려고 애썼던 선수였다.

데뷔 첫 해 동기인 이재현이 자리를 잡으며 치고 나간 반면 김영웅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게다가 수줍음 많은 성격 때문에 잠재력을 드러내보일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박진만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이름이 같다며 일부러 농담을 걸거나 해병대 훈련병처럼 대답을 “악”이라고 외치라고 시키기도 했다.

그랬던 김영웅은 2024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박 감독의 타격 조언에 “제가 이렇게 준비를 했으니 그대로 해보고 싶다”라고 용기내어 말했다. 내심 놀란 박 감독은 김영웅이 하고픈대로 할 수 있게 맡겼다. 그리고 김영웅은 2024시즌 126경기에서 28홈런을 치며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았다.

올시즌에도 부침은 있었지만 김영웅은 125경기 타율 0.249 22홈런 72타점 등을 기록했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대담한 성격이 살아난 덕분이다. 김영웅을 지켜본 선배들은 “영웅이는 생각이 많은 편이 아니다. 타석에서 그 순간만 생각한다. 그렇게 하다보니 큰 경기에서 홈런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지난해 33홈런을 친 구자욱에 이어 팀내 홈런 2위로 이름을 올렸던 김영웅은 올해는 디아즈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선배, 동료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치다. 5월에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6월 말에는 성적 부진으로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자리를 비운 시간이 있음에도 나온 결과다.

홈런 1위팀인 삼성은 내년 시즌에도 많은 타구를 날려야 승리를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삼성으로서는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한 김영웅이 올해보다 더 나은 수치를 달성하길 바란다. 김영웅도 프로 데뷔 5년차를 맞아서 기복을 줄이고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야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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