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6이닝 1실점' 데뷔 5년차 군필 유망주의 인생투, '5강 탈락' 롯데에 한 줄기 희망 안겼다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시즌 내내 국내 선발진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롯데 자이언츠가 뒤늦게 희망을 발견했다. 데뷔 5년 차 투수 박진(25)이 인생투를 펼치며 정규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 타선을 압도했다.
박진은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가 KIA를 5-2로 꺾으면서 박진은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박진은 1회 말 선두타자 김도영에게 3루타를 맞은 뒤 최원준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두 타자 만에 첫 점수를 내줬다. 그러나 실점 이후 윤도현을 4구 만에 삼진, 이우성을 2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곧바로 안정감을 찾았다.
2회 말 고종욱에게도 안타를 맞아 2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한 박진은 다음 타자 박찬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해 선행 주자를 지웠다. 1사 1루에서 변우혁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포수 정보근의 도루 저지에 도움을 받아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3회 한준수를 3루수 뜬공, 김규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잡은 박진은 다시 만난 김도영을 상대로 8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고 최원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막아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4회를 뜬공 2개와 삼진으로 삼자범퇴 처리한 박진은 5회에도 삼진과 뜬공으로 손쉽게 2아웃을 잡았다. 한준수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김규성을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올 시즌 처음으로 5회까지 소화한 박진은 내친김에 6회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2개의 안타를 허용한 김도영을 상대로 이번에는 6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낫아웃 삼진을 잡아 설욕에 성공했다. 이어 최원준까지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박진은 윤도현을 유격수 땅볼로 막고 투구를 마무리했다. 데뷔 첫 6이닝을 소화한 박진의 투구 수는 83개에 불과했다. 7개의 삼진 중 6개를 잡아낸 결정구 슬라이더가 빛났다.
부산고 출신의 박진은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2019년) 1군서 2경기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의 기록을 남긴 박진은 시즌 중 빠르게 군 입대를 결정, 2021년 병역 의무를 해결하고 롯데로 돌아왔다.
복귀 후 육성 선수로 전환됐던 박진은 2023년 6월 정식 선수로 전환 등록돼 다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4경기에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7볼넷 5실점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입단 후 4년 차까지 6경기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한 박진은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서 4경기 평균자책점 1.93(4⅔이닝 1실점)을 기록,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하지만 4월까지 7경기 2패 평균자책점 9.64로 부진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다시 1군과 2군을 오가던 박진은 6월 8경기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7월에도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9경기 평균자책점 4.50으로 불펜에 힘을 보탰다.
8월 9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로 다소 주춤했던 박진은 지난 11일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서 3⅔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17일 LG 트윈스전(3⅓이닝 6피안타 2사사구 3실점)에서는 다소 주춤했지만, 25일 KIA전에서 다시 인생투를 펼치며 김태형 감독을 만족시켰다.
올 시즌 롯데는 팀 선발 평균자책점 4.94로 6위를 기록했으나 애런 윌커슨(11승 8패 평균자책점 3.99), 찰리 반즈(9승 6패 평균자책점 3.16)를 제외한 국내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6.02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6승 10패 평균자책점)이 기복 있는 모습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나균안은 사생활 문제와 부진한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5선발 자리는 여러 선수가 시험대에 섰으나 김진욱(4승 3패 평균자책점 5.31) 정도만 제 역할을 했다.
박진은 선발로 나선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77로 합격점을 받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선두 KIA를 상대로 씩씩한 투구를 펼친 박진의 인생투는 7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으로 실의에 빠진 롯데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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